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23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씨의 <와이티엔>(YTN)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나홀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 위원장을 시작으로 각 방송사 노조위원장이 잇따라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동의대, 허락없이 이사 활동·수업지장 이유로
언론단체 “정연주 퇴진 반대해 보복인사” 지적
언론단체 “정연주 퇴진 반대해 보복인사” 지적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퇴진에 반대해 온 신태섭 한국방송 이사(동의대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해임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현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동의대는 지난 20일 신 교수에게 해임을 알리는 결정문을 우편을 통해 보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신 교수도 이날 “학교 쪽이 지난 20일 보낸 해임 결정문을 오늘(23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동의대는 지난달 15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신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아 왔다.
사립인 동의대가 내세운 해임 사유는 △학교 허락없이 한국방송 이사직을 맡은 점 △이사회 활동으로 수업에 지장을 준 점 등이다. 그러나 신 교수는 “한국방송 이사직은 이미 1년6개월 전에 맡았는데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빠진 수업은 꼬박꼬박 보충했다”고 반박했다.
신 교수는 해임의 실제 사유로 “동의대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 외압”을 제기해 왔다. 그는 “강창석 동의대 총장이 지난달 13일 나를 총장실로 불러 ‘한국방송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한겨레> 5월16일치 17면) 신 교수는 이어 “이런 요구를 거절하자, 강 총장은 한국방송 이사직 등을 문제 삼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당시 “동의대 쪽에 신 교수의 한국방송 이사직 사퇴를 종용한 적이 없고, 동의대를 감사한 지 오래됐지만, 현재 동의대에 대한 감사 계획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신 교수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정 사장 퇴진에 반대하는 나를 해임한) 이번 조처는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음모의 하나로 이뤄진 것”이라며 “권력의 부당한 언론장악 음모를 폭로하는 동시에 해임 무효소송을 내거나 교원소청위원회 심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계와 정치권은 이날 일제히 신 교수 해임조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피디연합회는 성명을 내어 “이명박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에 신 이사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진짜 해임 이유”라며 “이명박 정부는 케이비에스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도 논평을 내어 “이명박 정권은 케이비에스(KBS) 문제를 보혁 갈등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장악’이고 ‘통제’”라며 ”그래서 동의대를 앞세워 보복인사를 하고, 방송자율성과 독립성을 마음대로 훼손하고, 거기다가 교권침해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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