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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화재 위험” 경고 무시하고 용접 강행 드러나

등록 2008-12-09 11:47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에서 불이 난 지 나흘째를 맞은 8일 오후,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잔불을 끄고 있다.  이천/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에서 불이 난 지 나흘째를 맞은 8일 오후,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잔불을 끄고 있다. 이천/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천 물류창고 관리업체는 삼성생명서 분리한 ‘샘스’
택배사 간부 중단 요구에 ‘조심하겠다’ 안전 무신경
7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물류센터 화재사고 때 창고를 빌려 쓰는 택배회사 간부가 출입문 용접 작업 직전에 ‘위험 작업 중단’을 요구했으나 물류센터 관리회사인 ㈜샘스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9년 삼성생명이 출자해 만든 샘스는 2000년 1월 삼성 계열사에서 분리된 것으로 돼 있으나, 전·현직 대표이사 등이 모두 삼성생명 고위 간부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이천경찰서는 8일 “화재 위험을 경고했는데 공사를 계속했다는 입주업체 직원 진술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물류센터 입주업체 ㈜남강로지스틱스 박아무개 팀장은 “불이 난 5일, 아무런 통보도 없이 용접 작업을 하려고 해 창고 관리회사인 샘스 직원에게 위험성이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조심하겠다는 식으로 말만 한 뒤 작업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밖으로 직원들을 불러 작업 지시를 하고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 도중 불길이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7일 용접공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물류센터의 얽히고설킨 소유·임대·관리 구조 때문에 화재 참사 사흘이 지난 8일까지 유족들은 희생자 합동분향소조차 차리지 못한 상태다.

불이 난 물류센터의 소유는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아쇤다스이지만, 이를 임대하거나 관리하는 회사가 모두 다른데다 보험도 아쇤다스의 한국지사 격인 아쇤다스코리아가 지난달 20일 현대해상화재보험에 재산종합보험만 376억원어치를 들고 인명 피해에 대한 보상 보험은 들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인명 피해 배상 문제는 샘스로부터 출입문 설치 작업을 수주한 송원오엔디 쪽에 떠넘겨질 가능성이 컸으나, 샘스 쪽의 책임이 드러남에 따라 샘스 쪽의 배상 책임 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천경찰서는 이날 샘스 관계자 2명을 비롯해 출입문 공사를 맡은 업체 사장 등 4명을 출국금지하고 샘스의 서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관리 책임이 좀더 명확해지면 출국금지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생명은 “샘스는 2000년께 완전히 지분정리가 끝난 만큼 삼성생명과 연관시키지 말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의 60%가 삼성생명에서 나온데다, 삼성생명 간부가 이 회사의 상당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샘스와 삼성생명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천/김기성, 김경락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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