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실패 비관 30대 자살
“엄마, 아들아 미안해” 유서
“엄마, 아들아 미안해” 유서
경기침체에 따른 사업실패로 괴로워하던 30대 가장이 크리스마스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4일 오후 9시41분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ㅎ빌라에서 김아무개(37)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아내 김아무개(3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김씨의 집에서 독극물을 담았던 검은 봉지와 ‘엄마 죄송해요. 아들아 미안해’라고 적힌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5년 전부터 금형조각 제조업체를 운영하다 최근 경기침체로 카드대출 등 1억1천만원의 빚을 지고 12월 초 회사 문을 닫았으며, 이후 부인 김씨가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사업실패로 고민하던 남편 김씨는 지난 17일 가출했다가 숨진 24일 돌아왔다.
아내 김씨는 “돌아온 남편을 위로하려고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외식을 가자’고 했는데 피곤하다며 집에 있겠다고 했다”면서 “아들과 시어머님만 모시고 나갔다 돌아왔는데, 그때 같이 나가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숨진 김씨의 동생(35)은 “형이 사업자금 등을 이유로 은행 대출을 부탁하곤 했지만 어려운 내색은 하지 않았다”며 “혼자 마음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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