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1돌’ 여론조사]
지난해 촛불시위가 잦아든 뒤 이명박 정부는 여러 ‘촛불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은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동서리서치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촛불집회 이후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하게 됐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해 54.5%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에 ‘그렇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37.9%였다. ‘촛불집회 참가 시민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사법처리가 어떠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나쳤다’는 응답이 57.8%(지나친 편이다 30.7%, 매우 지나쳤다 20.0%)로, ‘적절했다’(22.5%)와 ‘미약하다’(11.2%)는 응답을 더한 30.7%를 크게 웃돌았다.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제기한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는 57.1%가 ‘언론통제를 위한 검찰의 표적수사’라고 대답했다. 이에 견줘 ‘법치 확립을 위한 정당한 수사’라고 답한 사람은 27.6%에 불과했다. 법원이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을 두고는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 한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5.6%로 나타났다. 반면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견해는 26.4%에 그쳤다. 촛불집회가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발전시켰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발전시켰다’는 응답이 53.3%(발전시킨 편이다 44.0%, 매우 발전시켰다 9.3%)였다. 이에 반해 ‘후퇴시켰다’는 평가는 31.0%(후퇴시킨 편이다 25.3%, 매우 후퇴시켰다 5.7%)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앞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촛불집회가 벌어진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참여 의향이 없다’(57.2%)는 사람이 ‘참여 의향이 있다’(40.3%)는 사람보다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한 동서리서치의 구성욱 사회여론조사부장은 “광장에서 열정이 폭발했으나 그 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무력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여전해 재보선 등 선거라는 정치제도를 통해 일정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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