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순간] 발로도 불편함 없다…편견이 불편할 뿐

등록 2009-05-14 01:07수정 2009-05-14 01:13

뇌성마비 1급 권경욱씨의 24시




뇌성마비 1급 권경욱씨의 24시
뇌성마비 1급 권경욱씨의 24시

“제 발힘이 되게 세서 발로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발가락으로 휴대전화 문자를 찍어 보내고, 컴퓨터 자판도 두드린다. 방 청소와 설거지는 기본이고, 숟가락을 발에 끼운 채 밥도 먹는다. 발가락 사이에 볼펜을 끼워 글씨를 쓰는가 하면, 디지털카메라를 두 발로 잡고 자기 모습도 찍는다.

권경욱(31)씨는 일반인보다 좀 느릴 뿐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발로 척척 해낸다. 어려서 고열을 앓고 난 뒤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 된 권씨는 두 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지만 두 발로 글씨를 쓰고 책을 읽으며 경북 경주 위덕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의 24시를 지켜봤다.

“시험 보는 것과 리포트 작성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다른 학생들은 1시간에 보는 시험을 저는 3시간에 봐요. 답안 작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죠. 시험 보고 나면 팔다리가 다 아파요. 그래도 1학년 때는 두 학기 모두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리고 8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도 있었는데 얼마 전에 헤어졌어요. 성격 차이로….” 수줍게 웃는 그의 표정은 여느 남학생과 다를 게 없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원에도 진학할 예정이고요, 운전면허도 딸 계획이에요. 면허를 따면 제일 먼저 바다에 가고 싶어요. 넓은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기 때문이죠.”

학교 앞 3층 건물 옥탑의 조그만 자취방에서 혼자 생활하는 그는 ‘1급 정신력’과 의지로 1급 장애를 거뜬히 이겨내고 있다.


경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진짜 국민의 모습 보라” 아침까지 국회 지킨 시민들 1.

“윤 대통령, 진짜 국민의 모습 보라” 아침까지 국회 지킨 시민들

“계엄 해제, 윤석열 체포”…국회 앞 시민들, 계엄군 온몸으로 막았다 2.

“계엄 해제, 윤석열 체포”…국회 앞 시민들, 계엄군 온몸으로 막았다

시도때도 없이 오던 긴급재난문자, 계엄령 선포 땐 안 와 3.

시도때도 없이 오던 긴급재난문자, 계엄령 선포 땐 안 와

법조계 “내란 해석도 가능…윤 대통령 탄핵 사유 명확해져” 4.

법조계 “내란 해석도 가능…윤 대통령 탄핵 사유 명확해져”

“윤 대통령, 탄핵으로 들어갔다”…법조계도 계엄 선포에 분노 5.

“윤 대통령, 탄핵으로 들어갔다”…법조계도 계엄 선포에 분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