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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당혹·긴장

등록 2009-05-23 10:25수정 2009-05-23 11:42

검찰총장 애도 표명 예정…사망배경 관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검찰은 구체적인 경위 확인에 주력하면서도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오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면서 수사 막바지를 향해 가던 검찰이 예상치 못한 대형 변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검찰 수뇌부는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앞으로의 수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느라 애쓰고 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이 검찰에 엄청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였다는 점에서 여론이 급속히 동정론으로 쏠려 수사를 진행해왔던 검찰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여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검찰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긴급히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해 노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애도의 태도를 밝히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한 데 이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괴로운 심경을 여러 차례 비친 바 있어 자살기도설에 무게가 실린다.

자살이 맞는다면 그동안 검찰 수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노 전 대통령이 모종의 `진실'이 밝혀지기에 앞서 극약 처방을 택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미국의 아파트 구매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나와 불구속 수사 쪽으로 기울던 여론의 향방에 급속히 변화가 생겼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노 전 대통령의 `심복'들이 줄줄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는 점도 노 전 대통령에게 상당한 짐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 수사 일지

◇2005년

▲2004.말∼2005.초=노건평, 세종캐피탈 홍기옥사장으로부터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청탁받음

▲6월 말 =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세종증권 주식 대량 매수

▲12. 6 = 농협-세종캐피탈, 기본합의서 체결

▲12.16 = 홍기옥,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10억원 전달

▲12.16∼27 = 박연차, 세종증권 주식 매도

◇2006년

▲2.15 = 박연차, 정대근에게 20억원 전달

▲3.31 = 농협, 휴켐스 매각 공고. 14개업체 인수의향서 제출

▲4월께 = 노건평, 2차례에 걸쳐 3억원 수수

▲5.18 = 박연차, 휴켐스 주식 34만주 매입

▲6.30 = 농협-태광실업 컨소시엄, 휴켐스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2008년

▲7월께 = 국세청, 태광실업ㆍ정산개발 세무조사에서 박연차 탈세 사실 확인

▲9월께 = 대검 중수부, 세종증권 매각 비리 내사 착수

▲11.19 = 세종캐피탈 압수수색 및 김형진 회장ㆍ홍기옥 사장 체포

▲11.25 = 국세청, 박연차 탈세 혐의 고발

▲12. 4 = 노건평 구속

▲12.12 = 박연차 구속

▲12.29 = 검찰 "`박연차->노무현 15억원' 차용증 확보"

◇2009년

▲3.17 =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체포

▲3.20 = 송은복 전 김해시장 구속

▲3.21 = 민주당 이광재 의원 소환조사

▲3. 23 =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구속

▲3. 25 =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 구속

▲3. 26 = 이광재 구속, "정치 떠나겠다" 선언

▲3. 27 = 한나라당 박진 의원 소환조사

▲3. 28 = 민주당 서갑원 의원 소환조사

▲4. 3 = 송은복.이정욱 구속기소

▲4. 6 = 박관용 전 국회의장 소환조사, 김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 체포,

APC 관련 계좌 자료 분석 착수, 대전지검 특수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소환

▲4.7 =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체포, 김원기 전 국회의장 소환조사, 박관용 재소환, 노무현 전 대통령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돈 받아서 사용" 사과문 홈페이지에 게시

▲4.10 = 정상문 영장기각. 강금원 구속,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 체포

▲4.11 = 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귀국, 권양숙 여사 부산지검서 조사

▲4.12 = 노건호 소환조사, 노 전 대통령 `해명과 방어가 필요하다' 글 게시

▲4.14 = 노건호 2차 조사, 권 여사 동생 권기문 참고인 조사

▲4.15 = 정상문 소환조사, 박창식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참고인 조사

▲4.16 = 대검 중수부 강금원 직접 조사, 노건호 3차 조사

▲4.17 = 노건호 4차 조사

▲4.19 = 정상문 긴급체포

▲4.20 = 정상문 구속영장 재청구, 노건호 5차 조사

▲4.21 = 정상문 구속수감

▲4.22 = 노 전 대통령에 서면질의서 발송

▲4.25 = 노 전 대통령, 검찰에 답변서 제출

▲4.26 = 검찰, 노 전 대통령 측에 `4월30일 출석' 통보

▲4.28 = 검찰, 신문사항 200여개 준비, 정상문 조사

▲4.30 =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

▲5.1 = 노 전 대통령 귀가

▲5.4 = 대검 중수부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 검토보고서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보고

▲5.6 =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사무실 등 압수수색

▲5.7 = 천신일 자택, 세중나모여행사 사무실 등 18곳 압수수색

▲5.8 = 정상문 구속기소

▲5.12 = 檢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박연차에게 수십만 달러 수수 추가 확인"

▲5.14 = 천신일 장녀 미전 씨와 아들 세전씨 참고인 조사

▲5.17 =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환조사

▲5.15 = 민유태 전주지검장 소환조사

▲5.19 =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부산고검 김모 부장 검사 소환조사

▲5.21 = 이택순 전 경찰청장 소환조사

▲5.22 = 최철국 의원, 천신일 소환조사

▲5.23 = 노 전 대통령 사망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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