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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교 동창 강태룡 씨 “수사중 면목없어 했다”

등록 2009-05-23 16:17수정 2009-05-23 16:30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곁에서 명예롭게 남아주기를 바랐는데..."

창원산업단지 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센트랄 강태룡(63) 대표이사는 23일 오랜 친구이자 고교(부산상고) 동창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고를 전해듣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과 가장 절친한 강 사장은 평소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 자주 방문해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알려졌다.

사저 옆에 있는 노 전 대통령 생가와 밭 등 1천514㎡를 9억원에 사들여 김해시에 기부채납하는 등 생가 복원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데 결정적인 힘을 보탠 것이 바로 강 사장이었다.

그런 그도 최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관련 수사가 진행된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마음이 좋지 않고 친구들한테 미안해할 것 같아 일부러 방문하지 않았고 사건이 끝나면 가려고 했다"

수사 진행 와중에 다른 친구 1∼2명이 잠시 만났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무척 면목없어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을 뿐이다.


방송으로 변고를 전해들었다는 강 사장은 "말년에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막막해했다.

강 대표는 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법은 법이라 뭐라 할 말은 없지만..명백한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라며 말끝을 계속 흐렸다.

강 사장은 생가터를 사서 김해시에 기부채납한 이유에 대해 "사저와 인접한 생가를 다른 사람이 사서 건물을 지으면 사저를 가릴 수도 있고 관리 문제도 있고 해서 구입해 시에다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서 공부를 같이했고 본인의 사는 형편이 좀 나아서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고교 동기회 회장을 할 때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출마해 그때부터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문상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강 대표는 "부산시 부전동에 있는 고교 총동창회 사무실에 빈소가 마련되면 거기나 가 볼 생각"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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