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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권 악영향 미칠까 반정부 집회 번질까

등록 2009-05-23 21:00수정 2009-05-23 21:51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청와대 불똥 우려

이 대통령 “애석하고 비통”
대책회의 열고 TV출연 취소

청와대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고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긴급 수석비서관회의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 대책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충격 속에 긴박하게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자택 뒷산에서 추락했다는 소식을 이날 오전 7시20분께 김인종 경호처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신속한 긴급의료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전 8시40분께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참으로 믿기 어렵다.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라며, 참모들에게 신속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때는 ‘노 전 대통령 사망’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미 ‘변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체코 정상회담,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외교일정을 상대국을 고려해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행사 내내 표정은 어둡고 굳어있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한-유럽연합 정상 오찬에서 애초 예정됐던 건배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 부부의 <한국방송> 특집 프로그램 출연 계획을 취소하고, 24일로 예정됐던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도 26일 국무회의 이후로 연기했다.

휴일인 토요일 오전 전해진 충격적 소식에 정무, 민정, 대변인, 홍보 등 관련 부서의 행정관 등 청와대의 일반 직원들도 대부분 출근해 뉴스와 인터넷 반응 등을 살피며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우리도 부담스러워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충격적이고 침통하다”고 말했다. 한 행정관은 “노 전 대통령이 자기가 추구해온 이상과 현실 사이의 큰 괴리를 못 견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행정관은 “일단 전직 대통령의 죽음 자체가 워낙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 아니냐”며 “현재로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고, 차분하고 조용하게 대응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 투신자살의 파장이 현 정권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는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대규모 반정부 집회 성격으로 번질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정치 보복’을 주장하며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정치권 등에서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시도가 국민적인 설득력을 얻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참모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역풍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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