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 시대 상징했던 인물이 스러졌다”

등록 2009-05-23 21:07수정 2009-05-23 21:09

2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알리는 방송사 뉴스를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알리는 방송사 뉴스를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시민·노동·법조계·학계

“이제라도 정당하게 공적이 평가돼야 할 것”
“퇴임 뒤 부정적 면 확대하는 문화 돌아봐야”
“정치적이지 못한 사람…분하고 미안하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시민·사회·종교단체들과 각계 원로들은 충격 속에서 일제히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일부 인사들은 “한 시대가 끝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시민·사회단체 “가슴아픈 일” 한목소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보수’든 ‘진보’든 성향 차이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로 충격과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대통령이 된 분에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정치검찰’, ‘사법살인’ 등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지금은 슬픔을 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대변인도 “이제라도 군사독재에 대한 저항, 지역감정 극복, 남북관계 개선 등 공적이 정당하게 평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임은주 사무처장은 “집권 당시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있었지만, 5년 동안 나라를 이끌었던 분이 애처롭게 서거한 데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처장은 “경제·사회적인 악영향이 없도록 정략적 악용이 없어야 할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 착잡한 노동·법조계 노 전 대통령이 노동 문제를 주로 다루던 인권변호사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법조계와 노동계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송호창 사무처장은 “노 전 대통령은 인권변호사로서 민변의 창립멤버이자 회원이었던 분”이라며 “노 전 대통령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어 왔는데, 한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이 스러진 만큼 가슴이 무척 아프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성명을 내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노동계에도 큰 충격”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공과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겠지만, 정치권은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되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학계·문단 “한 시대가 끝났다” 학계에서도 진보·보수를 따지기에 앞서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보수적 학자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윤리학)는 “어떤 이유에서건 사회적 파장이 불가피한 가슴 아픈 일”이라며 “대통령 퇴임 뒤 부정적인 면을 확대하는 정치문화의 한 단면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는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 의해 부패 혐의로 조사 받던 끝에 자살했다는 건 전세계적인 ‘정치 사건’”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통의 표현인지, 결백을 주장하는 노무현식 표현방식인지가 언젠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는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시대정신을 대변하던 노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미성숙에 분노가 치민다”며 답답해했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비겁하게 숨을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명백한 정치보복의 끝”이라며 안타까워했고, 소설가 김연수씨는 “정치적이지 못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분하기도 하고, (노 전 대통령에게는)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지금 시점에서 얘기할 말을 찾기가 어렵다”며 말문을 열지 못했다.

홍석재 박수진 이세영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때려잡자 빨갱이’ 발언 지적에…울산시장 “난 그렇게 배웠다” 1.

‘때려잡자 빨갱이’ 발언 지적에…울산시장 “난 그렇게 배웠다”

“우린 로보캅이 아니다”…삭발까지 나선 경찰들 왜 2.

“우린 로보캅이 아니다”…삭발까지 나선 경찰들 왜

경찰, 윤 퇴진 ‘촛불행동’ 6300명 정보 확보…집회 족쇄 채우나 3.

경찰, 윤 퇴진 ‘촛불행동’ 6300명 정보 확보…집회 족쇄 채우나

심우정 “김건희 여사 도이치 사건 항고 땐 수사 지휘” 4.

심우정 “김건희 여사 도이치 사건 항고 땐 수사 지휘”

의협 쪽 “2025 의대 증원 ‘감축’이라도 해야 정부와 대화 가능” 5.

의협 쪽 “2025 의대 증원 ‘감축’이라도 해야 정부와 대화 가능”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