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건과 관련해 수사본부장을 맡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23일 오후 경남경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현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 한 짝과 피 묻은 상의를 발견해 감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94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차렸다. 이 청장은 수사 진행 과정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힌 뒤 “추가 유품을 찾기 위해 현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사람은 이병춘 경호과장이며, 아직 수사 초기 단계여서 이 과장의 진술은 확보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고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적절했는지, 이 과장이 막을 수 없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 발견 경위를 두고서는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가 켜진 상태였고, 이날 집을 나서기 직전인 새벽 5시10분께 작성한 유서가 바탕화면에 떠 있었다”며 “사고 직후 비서관이 발견했고 그 뒤 출력된 유서가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에게 건네졌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또 “노 전 대통령의 주검이 양산 부산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되기 전에 허기영 부산대 법의학 교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이 입회한 가운데 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부검 여부는 유가족, 검찰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주검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과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의 경비를 강화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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