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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엉이바위’ 보며 눈물…취재진 보며 분노

등록 2009-05-23 21:34수정 2009-05-23 21:54

봉하마을 표정
유서내용 듣고 통곡
천막설치 등 장례 준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큰 슬픔에 빠졌다.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방송으로 듣고는 오전부터 사저 앞으로 달려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넋을 놓고 울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저 옆 봉화산에 오르려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자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렸던 부엉이바위를 바라보며 눈물을 뿌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봉하마을로 달려온 ‘노사모’ 회원들은 오후 4시께 마을방송에서 “너무 슬퍼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는 유서의 내용이 흘러나오자 노 전 대통령을 부르며 통곡하기도 했다.

몇몇 주민들은 “검찰과 언론 때문에 노 대통령이 목숨을 잃었다”며 취재 차량을 발로 차고 기자들을 때리는 등 취재진들에게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 등 전 노사모 지도부와 노 전 대통령 비서진 쪽이 말리고, 이병기 봉하마을 이장이 방송을 통해 자제를 호소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겨우 진정됐다.

봉하마을은 오전 10시께부터 마을회관 스피커를 통해 장송곡을 내보냈고,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부르던 민주화 운동 가요를 틀기도 했다. 노사모 회원들은 마을회관 맞은편 자원봉사센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전 활동을 담은 영상을 대형 텔레비전으로 방송했다. 이날 봉하마을을 찾아온 강혜경(55·경남 김해시 장유면)씨는 “현 정부와 언론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며 “이런 참극이야말로 국가적 망신이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노란색 리본에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의 문구를 적은 뒤 줄에 매달아 마을 곳곳에 내걸었고, 봉하마을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상객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회관 앞 광장에 15개의 임시 천막을 쳤다.

경찰은 봉하마을로부터 2㎞ 떨어진 곳에서부터 차량의 진입을 막았다. 또 주민과 취재진의 충돌 등 만약의 사태를 막기 위해 경비를 강화했다.

김해/최상원 김광수 정유경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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