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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편파보도가 죽음 내몰아” 언론 성토

등록 2009-05-24 22:34수정 2009-05-24 22:43

<b>꼬리 문 조문행렬</b>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려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24일 오후 마을 진입로를 가득 메운 채 길게 늘어서 있다.  김해/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꼬리 문 조문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려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24일 오후 마을 진입로를 가득 메운 채 길게 늘어서 있다. 김해/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봉하마을 메운 ‘노사모’

24일 봉하마을은 전국에서 모여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불어나면서 긴장감이 더욱 커졌다. 흥분한 일부 회원들이 취재진들과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켰고, 특정 인사들의 조문을 몸으로 막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사모 회원들은 정치권보다는 언론에 더 반감을 보였다. 봉하마을을 찾은 대다수 노사모 회원들은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를 하지 않고 검찰 말만 편파적으로 보도해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일부 회원들은 빈소 주변에서 “조·중·동 기자들은 봉하마을을 떠나라”고 외쳤다. 전날에는 노사모 회원 수십명이 취재진이 몰려 있는 천막으로 찾아와 신분증 검사를 하기도 했다.


‘조중동’ 기자 쫓아내려 신분증 검사…특정정치인 조문 막아
장례준비위 “보수언론 문제있어…취재·문상 방해는 안돼”

방송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날 <한국방송> 차량이 봉하마을 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30분 남짓 노사모 회원들이 “나가라”고 외치며 막았다. 노 전 대통령이 실족사했다고 보도한 것이 화근이었다. 24일엔 <에스비에스> 카메라기자가 촬영을 하자 한 노사모 회원이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직 대통령의 수난사를 거론하면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동일선상에 두고 보도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동아일보> 여기자는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정치인들은 조문을 하려면 사실상 노사모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빈소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서 노사모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이 조문을 왔으나 여지없이 쫓겨났다. 노사모 한 회원이 “살인마 물러나라”고 외치자 곧이어 수십명이 몰려와 김 의장을 밀쳐냈다. 지난달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한 정동영 의원은 전날 노사모 회원들의 저지로 돌아갔다가 이날 겨우 조문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조문을 하려 했으나 노사모 회원들과의 충돌이 우려되자 봉하마을 들머리에서 돌아갔다.

취재진의 불만이 커지자 노 전 대통령 장례준비위는 조문객을 막지 말고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안내문을 붙이고 수시로 방송을 했지만, 흥분한 노사모 회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정부와 장례준비위 쪽이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를 원했고,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가 장례를 치르는 것은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 성금을 모아 가족장으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례준비위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을 잃은 노사모 회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문상 온 손님을 내쫓고 언론의 취재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왜곡보도를 한 보수언론은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차분히 장례를 잘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김광수 이경미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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