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 조문객 줄이어]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 마을회관에는 소설가 조정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지관 스님 등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애도했다. 부인 김초혜 시인과 함께 조문한 조씨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개혁을 추진했고 특히 휴전선을 넘어 10·4 남북공동성명을 이뤄낸 업적은 길이 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결백을 믿는다”고 고인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불교계 인사들의 조문도 관심을 끌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30여명의 스님과 함께 빈소를 찾아 반야심경을 낭송하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 등 유족을 위로했다. 지관스님은 조문을 끝낸 뒤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권양숙씨를 10여분 동안 만나 위로했다. 전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임옥희 전 노동부 장관,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일반분향소에는 ‘휠체어 세계 최장거리 횡단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한 최창현(54·뇌병변 1급)씨가 찾아 주목을 받았다. 최씨는 2006~2007년 유럽과 중동 등 35개국 2만8천㎞를 휠체어로 횡단해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백로라면 정권이 그를 까마귀로 몰았다”며 “그가 백로임을 밝히기 위해 대구에서 왔다”고 말했다.
9개국 이주노동자 61명도 분향소를 찾았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조문을 온 이철승 경남이주민연대회의 의장은 “지난해 11월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을 때 노 전 대통령께서 한국 생활에 대한 격려를 해주신 인연으로 조문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조문객 가운데는 방명록에 간단한 애도의 글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글 가운데는 ‘내 마음속의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았다. 한 조문객은 “87년 여름 당신은 인권변호사로 거제 옥포 대우병원에 나타나셨습니다. 우리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도와주다 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되시기도 했는데 이제야 늦게 찾아뵙고 인사드립니다. 편히 쉬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김해/정유경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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