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집행정지 신청…“지켜드리지도 못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려온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먼 발치에서 눈물을 삼키고 있다.
20년 이상 동고동락한 `주군'을 잃었으나 지난 3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문상도 못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처음 정치에 입문한 88년부터 보좌진을 맡으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참여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안희정 최고위원과 함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리며 노 전 대통령과 영욕을 함께 했다.
참여정부 시절 승승장구했지만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 때마다 이름을 올리는 등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꼬리표는 발목이 되기도 했고, 결국 구속으로 이어졌다.
그는 구속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이 의원은 변호인과의 협의를 거쳐 25일 노 전 대통령 장례 참석을 위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는 이날 면회온 아내와 보좌진에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정말 열심히 살아오셨는데 너무 안되셨다"면서 "내가 무슨 면목으로 조문을 가겠느냐. 지켜드리지도 못했는데…"라며 눈물을 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절에 가서 기도 좀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 보좌진 면회 때에는 "좋아하시는 나물이라도 좀 드시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라며 망연자실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올해초 신년인사차 봉하마을을 찾은 이 의원에게 "이 의원의 재주라면 사업을 해도 대성공을 할텐데 왜 그렇게 힘든 정치를 하느냐"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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