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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점심거른 회사원들 대한문앞 긴 줄

등록 2009-05-25 19:57수정 2009-05-26 00:24

넥타이 부대 분향 점심 시간을 이용해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과 인근 직장인들이 24일 낮 흰 국화를 한 송이씩 들고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넥타이 부대 분향 점심 시간을 이용해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과 인근 직장인들이 24일 낮 흰 국화를 한 송이씩 들고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서울역 광장앞 등 정부 공식 분향소 설치 ‘조문 행렬’
역사박물관엔 한승수 총리 등 고위인사 분향 잇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셋째 날인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의 ‘시민분향소’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정부가 이날 ‘공식 분향소’로 마련한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역 앞 분향소에서도 추모를 했으나, 열기는 시민분향소에 견줘 다소 떨어졌다.

시민분향소는 이날 오전엔 크게 붐비지 않다가 낮 점심시간을 고비로 분향객이 늘었다. 분향을 기다리는 줄이 덕수궁 돌담길과 시청역 양쪽으로 20~30m씩 이어졌다. 휴일인 전날 3~5시간씩 기다리던 것과 달리, 이날은 30~40분 정도 기다린 뒤 조문을 했다. 점심을 먹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민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처음 차린 분향소’라는 데 의미를 뒀다. 사무실이 서대문구 쪽이라는 회사원 신아무개(36)씨는 “서울역 분향소가 가기에 더 편하지만 그곳은 시민분향소를 막은 채 이틀이나 지난 뒤에 생색 내려고 만든 분향소 아니냐”라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16개월 된 아이를 안고 온 김미혜(38)씨도 “정부가 만든 분향소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 대한문으로 왔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의 분향소에는 오전 8시10분께 공동장의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영정을 안치하면서 조문이 시작됐다. 한 전 총리와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상주단을 꾸린 가운데 정부 고위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오전 9시께, 이틀 전 봉하마을에서 문상을 거절당했던 한승수 국무총리가 분향소를 찾아왔다. 한 총리는 10여명의 국무위원들과 함께 와 “삼가 명복을 비오며 유지를 받들어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오세훈 서울시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뒤를 이어 분향소를 찾았다. 이어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분향소를 방문했다.

시민들의 발길은 점심시간을 맞아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많이 늘어났다. 낮 12시를 전후해 시민 조문객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나 1500여명에 이르렀다. 직장인 유병혁(30)씨는 “나라의 큰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 시민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오후 2시27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분향소를 찾아왔다. 박 전 대표는 방명록에 “깊이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격적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게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서울역 앞 분향소도 오전엔 한산했으나, 점심시간에는 조문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줄을 이었다. 서울역 노숙자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이곳 분향소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조문객을 맞았다. 일부 시민들은 유시민 전 장관을 붙들고 오열을 하기도 했다.


김민경 홍석재 이완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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