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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밤을 잊은 봉하마을 추모행렬…전국 조문객 100만 육박

등록 2009-05-26 21:28수정 2009-05-27 03:40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밝히려는 듯 촛불이 밤새 타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하려고 27일 새벽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들이 마을 들머리에서 빈소까지 이어진 촛불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김해/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hani.co.kr">xogud@hani.co.kr</A>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밝히려는 듯 촛불이 밤새 타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하려고 27일 새벽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들이 마을 들머리에서 빈소까지 이어진 촛불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김해/김태형 기자 xogud@hani.co.kr
퇴근한 직장인들 가족과 함께 분향소 찾아
진영 읍내~봉하마을 셔틀버스 24시간 운행
[하니뉴스] 봉하마을의 잠들지 못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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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이 잠들지 못하고 있다. 평일임에도 조문객이 밤낮없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조문은 일요일인 24일 절정을 이룬 뒤 평일인 25일부터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낮에는 주부와 자영업자들이, 밤에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 봉하마을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25일부터는 밤 조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날 낮 수십~수백m였던 조문 대기줄은 자정 무렵에는 1㎞에 이르렀다. 일요일인 24일 오후 조문 행렬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봉하마을 어귀까지 들어오는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진영공설운동장·진영시외버스터미널·진영역 등 진영 읍내 3곳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행렬이 200~300m가량 이어졌다. 김해시는 이 세 곳에서 봉하마을 들머리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를 2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행하고 있다.

야간 조문 때는 봉하마을 들머리에서 봉하마을 회관까지 약 2㎞의 2차로가 촛불로 뒤덮이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조문객들이 저마다 장례준비위원회에서 준비한 초에 불을 붙여 들거나 도로 양쪽 가장자리에 내려놓아, 이 진입로는 촛불의 불야성을 이루기도 했다. 장례준비위원회는 조문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30~40명씩 조문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봉하마을에 도착한 뒤 조문을 하기까지는 최소 한두 시간이 걸린다.

25일 밤 조문을 마친 은행원 조원규(42·부산 해운대구 좌동)씨는 “아내와 중학교 3학년인 딸이 조문을 가자고 졸라서 식사도 하지 않고 봉하마을을 찾아왔다”며 “오는 데만 3시간30분이나 걸렸지만 내 아이가 평생을 기억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 밤까지 봉하마을 빈소를 다녀간 사람은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들이 이 궁벽한 시골까지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 게 정말 놀랍다”며 “장시간 차를 타고 와서 한참을 걷고, 또 기다리는 데 여러 시간이 걸리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평일 밤과 새벽까지 조문객이 끊이지 않아, 오는 29일 영결식 때까지 전국의 조문객이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껏 가장 문상객이 많았던 장례식은 1949년 백범 김구 선생의 국민장(10일장)으로, 200만명이 서대문 경교장의 분향소를 찾았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국장(9일) 때 조문객의 숫자는 10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엔 동원된 조문객이 많았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객은 26일 밤까지 봉하마을에 60만명, 100여곳의 지방정부 분향소에 20만명 등 80만명을 넘어섰고, 200여곳의 민간 분향소까지 더하면 100만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로라면 조문객은 29일까지 2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서울이 아닌 경남 김해의 시골에 위치한다는 점이나 모두 자발적인 조문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규모는 김구 선생의 조문객에 견줄 만하다.

한편, 26일 봉하마을에는 이용훈 대법원장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박병석·박영선·김진표 등 민주당 의원 10여명,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고광헌 한겨레신문사 사장 등이 조문했다.

김해/김광수 최상원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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