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두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승원 전 감사원장·박원순 변호사, 임수경씨, 가수 윤도현씨. 김해/김태형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xogud555@hani.co.kr
“회사 문 닫을때까지 우리 도와주셨는데”
원진레이온 산재노동자들 분향 26일 오전 10시30분께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았다. 이해찬 전 총리가 직접 나와 이들을 맞았다. 검은 옷을 일제히 차려입은 44명은 분향소로 들어오는 길목에서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몇몇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통곡하며 들어섰다.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 노동자들이다. 이들이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데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 원진레이온은 1960년대부터 1993년 문을 닫을 때까지 비스코스 인견사(레이온)를 만들던 유명한 섬유공장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던 많은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됐고, 공장 폐쇄 때까지 15명이 숨졌다. 최악의 산업재해 사건이다. 사건 초기 공장 쪽은 작업환경 탓이 아니라 ‘개인의 지병’이라는 견해를 고수했다. 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강제 퇴직시키는 등의 조처에 대한 항의를 시작했던 피해자들에게, ‘이것은 회사에서 마땅히 치료해 줘야 하는 직업병’이라고 설명한 것은 당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한창길(66)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협회 위원장은 “가스가 가득한 공장 앞에서 다른 사람들은 코를 막고 돌아섰지만, 노 전 대통령은 우리 같은 환자와 서민들을 위해 스스럼없이 공장에 들어왔던 분이었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탄식했다. 박민호 사무국장도 “우리 단체의 예전 이름인 ‘원진가족피해자협의회’를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손수 지어주셨고, 결국 정부와 산업은행의 보상 합의를 이끌어 낼 때 서명했던 사람도 바로 노 전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원진레이온은 공장 폐쇄 뒤에도 피해자가 잇따랐는데, 이제껏 집계된 피해자만 930여명이고, 이 가운데 150여명이 숨졌다. 박 사무국장은 “나머지 피해자들도 개인적으로 속속 봉하마을로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원진레이온 산재노동자들 분향 26일 오전 10시30분께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았다. 이해찬 전 총리가 직접 나와 이들을 맞았다. 검은 옷을 일제히 차려입은 44명은 분향소로 들어오는 길목에서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몇몇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통곡하며 들어섰다.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 노동자들이다. 이들이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데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 원진레이온은 1960년대부터 1993년 문을 닫을 때까지 비스코스 인견사(레이온)를 만들던 유명한 섬유공장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던 많은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됐고, 공장 폐쇄 때까지 15명이 숨졌다. 최악의 산업재해 사건이다. 사건 초기 공장 쪽은 작업환경 탓이 아니라 ‘개인의 지병’이라는 견해를 고수했다. 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강제 퇴직시키는 등의 조처에 대한 항의를 시작했던 피해자들에게, ‘이것은 회사에서 마땅히 치료해 줘야 하는 직업병’이라고 설명한 것은 당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한창길(66)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협회 위원장은 “가스가 가득한 공장 앞에서 다른 사람들은 코를 막고 돌아섰지만, 노 전 대통령은 우리 같은 환자와 서민들을 위해 스스럼없이 공장에 들어왔던 분이었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탄식했다. 박민호 사무국장도 “우리 단체의 예전 이름인 ‘원진가족피해자협의회’를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손수 지어주셨고, 결국 정부와 산업은행의 보상 합의를 이끌어 낼 때 서명했던 사람도 바로 노 전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원진레이온은 공장 폐쇄 뒤에도 피해자가 잇따랐는데, 이제껏 집계된 피해자만 930여명이고, 이 가운데 150여명이 숨졌다. 박 사무국장은 “나머지 피해자들도 개인적으로 속속 봉하마을로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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