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쪽 밝혀…경찰 ‘거짓 진술’ 조사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 무전내용 감식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 무전내용 감식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할 당시 청와대 경호관이 곁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할 때 청와대 경호관이 곁에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경호관이 대통령을 놓친 뒤 당황해서 ‘담배 있어요?’, ‘저기 사람 지나가네’ 등의 말을 지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경위를 수사하는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도 이날 밤늦게까지 이아무개 경호관을 상대로 벌인 3차 조사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해 서부경찰서에서 벌인 3차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그때 부엉이바위 인근 등산로에 등산객이 오는 것을 보고 혹 노 전 대통령에게 위해가 될까 우려해 등산객을 산 아래로 보낸 뒤 와 보니 노 전 대통령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시점을 전후해 이 경호관이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한 무전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그와 비슷한 교신 내용이 있는 건 사실이나, 어느 시점과 상황에서 이뤄진 것인지는 좀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23일과 25일 두 차례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의 행적을 발표했다. 경찰은 23일 수사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과 경호관이 오전 6시20분에서 45분까지 함께 부엉이바위에서 머물렀다”고 발표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봉화산 중턱에 있는 사찰인 정토원에 들른 사실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천호선 전 홍보수석은 25일 “(사고 직후) 경호관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과 경호관이 오전 6시25분께 부엉이바위를 출발해 30분에 정토원 입구 공터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투신 당일 노 전 대통령과 경호관의 동선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재구성할 계획이다. 경남경찰청은 27일 이와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창원/최상원, 황준범 길윤형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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