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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원장에 전화 “방문사실 진술말라” 부탁도
노 전대통령 “담배 있는가” 말 건넨뒤 따돌려
노 전대통령 “담배 있는가” 말 건넨뒤 따돌려
뒤바뀐 마지막 행적
이노구 경남경찰청 수사과장은 27일 수사 브리핑에서 “이아무개 수행 경호관 등을 다시 불러 조사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은 서거 당일인 23일 아침 6시14분 경호관과 헤어져 혼자 있었으며, 31분 뒤인 6시45분께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떨어진 채 발견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아침 6시20분부터 부엉이바위에서 경호관과 함께 25분 동안 머물다 갑자기 뛰어내렸다”는 24일 경찰 발표와 크게 다른 것이다.
경찰이 밝힌 재수사 결과를 보면, 노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5시47분 경호관과 함께 사저를 나온 뒤 봉화산을 올라 부모의 위패가 안치된 사찰인 정토원으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은 6시7분 “힘들다”며 정토원 앞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갔고 3분 뒤인 6시10분 부엉이바위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경호관에게 “부엉이바위에 부엉이가 사나?”, “담배 있는가?” 등 말을 건넨 뒤 6시14분 “정토원에 가서 법사(정토원장)가 있는지 보고 오라”고 지시했고,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을 혼자 두고 정토원으로 뛰어갔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헤어졌다. 경호관은 정토원에 들러 정토원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6시17분께 부엉이바위로 돌아왔으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에게 심부름을 시켜 따돌린 뒤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신 시간은 6시14분부터 6시17분 사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등산로 앞 마늘밭에서 일하던 마을주민 박아무개(63)씨는 “쿵하며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수행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이 보이지 않자 자택 경호동에 전화로 이 사실을 알린 뒤 봉화산 곳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경호관의 휴대전화 연락을 받은 신아무개 경호관도 노 전 대통령의 행방을 함께 찾았다. 수행 경호관은 6시45분께야 부엉이바위 아래에 쓰러져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고, 경호동에 “사고가 발생했으니 차를 대라”고 알린 뒤 노 전 대통령을 업고 봉화산 아래 공터로 뛰어내려갔다. 노 전 대통령이 바위에서 투신한 뒤 최소한 28분가량 중상을 입은 상태로 방치된 셈이다.
경호차량으로 옮겨진 노 전 대통령은 7시3분께 인근 세영병원에 도착했으나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번복한 이유에 대해 “이날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수행 경호관을 불러 행적 등을 조사했는데, 조사할 때마다 진술 내용이 달라져 애로를 겪었다”고 말했다.
수행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이 타계한 다음날인 24일 아침 7시께 정토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토원에 갔던 사실을 경찰 조사 때 진술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을 혼자 있게 놔둔 사실이 드러나면 책임 추궁이 뒤따를 것을 우려해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충격과 자책감, 흥분, 불안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껴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 김해/신동명 최상원 김광수 이경미 기자 [하니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첫 ‘시민 추모제’ [%%TAGSTORY1%%] [하니뉴스] "일제 아래 고종·순종 장례식 몰래하는 것도 아니고…" [%%TAGSTORY2%%]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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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이 타계한 다음날인 24일 아침 7시께 정토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토원에 갔던 사실을 경찰 조사 때 진술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을 혼자 있게 놔둔 사실이 드러나면 책임 추궁이 뒤따를 것을 우려해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충격과 자책감, 흥분, 불안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껴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 김해/신동명 최상원 김광수 이경미 기자 [하니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첫 ‘시민 추모제’ [%%TAGSTORY1%%] [하니뉴스] "일제 아래 고종·순종 장례식 몰래하는 것도 아니고…" [%%TAGSTORY2%%]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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