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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들 잃은 슬픔, 말없이 다독이던…

등록 2009-05-27 20:20

임수경(42)씨
임수경(42)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봉하마을 머무는 임수경 씨 “은둔하던 날 찾아 따뜻하게 위로”
1989년 평양을 방문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던 임수경(42·사진)씨가 지난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맡고 있는 대학 강의를 노 전 대통령 장례가 끝나는 29일까지 중단하고 서울서 달려온 것이다.

무엇이 그를 불원천리 달려오게 했을까? 가장 힘든 시기에 손을 잡아주고 따뜻한 말을 건넨 노무현 부부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는 2005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들을 잃은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 2005년 경남 합천 해인사에 1년 가량 머물렀다. 그 시기에 어느 날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찾아왔다. 경남 사천공항에서 공식 일정이 있던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다음 방문지인 해인사에 잠시 들르면서 일부러 임씨를 찾은 것이다. 임씨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많은 말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손을 잡은 뒤 ‘얼마나 힘드냐?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워주셨다”고 말했다. 임씨가 기억하는 노 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아파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막다른 길에 몰리면 세상을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제가 당시에 그랬거든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실 때 당시 저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

임씨는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며,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는 세상을 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살아남은 우리가 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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