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선진규 정토원장이 본 노 전대통령

등록 2009-05-28 19:36수정 2009-05-28 23:12

선진규(85) 정토원장
선진규(85) 정토원장
[노 전 대통령 떠나는 날]
“호미 든 관음상, 사춘기에 영향 줬을 것
올초 책 선물하자 세심하게 ‘각주’ 조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과 위패가 봉안될 예정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의 선진규(85·사진) 원장은 노 전 대통령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선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후배인데다, 내 막내동생 또래여서 어려서부터 나를 무척 따랐다”고 회고했다.

선 원장이 50년 전인 1959년 ‘불교의 사회적 구실’을 내세우며 봉화산 정상에 개혁의 상징으로 ‘호미를 든 관음성상’을 봉안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은 진영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그때 그 관음성상을 본 노 전 대통령이 “부처님이 절 밖으로 나와 호미를 들고 민생구제에 나섰는데 난 봉화산 봉수대에서 횃불을 들고 개혁의 선봉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것을 노 전 대통령의 친구들에게서 들었다고 그는 전했다. 선 원장이 기억하는 당시 ‘소년 노무현’은 ‘저항적이면서 사고력과 기획력이 뛰어난 아이’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서거 직전에 경호관이 그를 찾아왔던 일을 떠올리며 “마지막 가는 길에 법당에 봉안돼 있는 부모 위패에 절을 올리고 내 안부도 확인하려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그때 왜 밖으로 뛰어나가 말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족들이 49재를 어느 절에서 올리기로 결정하든 애초부터 개인적 정리를 생각해서라도 노 전 대통령의 49재는 별도로 우리 절에서 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토원이 노 전 대통령의 49재를 맡게 된 데 대해 ‘대통령이 주신 마지막 선물’ 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호미를 든 관음성상’ 봉안 50돌을 기념해 <부처님의 삼대 선언>이란 소책자를 만들어 노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범천’이란 용어를 풀이해주는 각주를 넣으면 좋겠네요”라는 지적을 해준 것을 기억했다. 그는 “보통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책 잘 썼네요’라는 인사말로 그쳤을 텐데 대통령은 어디에 각주가 필요한지까지 살필 만큼 세심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조언대로 각주를 달아 책을 다시 펴냈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일 생가 복원공사 상량식날 사저를 찾아갔을 때는 대통령이 별 말씀을 하지 않았다”며 “평소 말 잘하시던 분이 얼마나 심적 고통이 컸으면 저럴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대통령을 본 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해/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그가 받은 치욕 생각하면 나라도 그랬을 것”
▶ “함께 가자” 했건만 하나되지 못한 ‘애증의 길’
▶ 보수단체들도 ‘국화꽃 행렬’
▶ 봉쇄됐던 서울광장 오전 9시부터 개방
▶ 북 감싸던 중국인들도 이번엔 ‘싸늘’
▶ 양대노총 “내년 최저임금 5150원으로 올려라”
▶ 때이른 무더위…‘엄마표’ 먹거리로 여름 나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1.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단독] 윤, 조지호에 6차례 ‘의원 체포’ 지시…계엄 해제 뒤 “수고했다” 2.

[단독] 윤, 조지호에 6차례 ‘의원 체포’ 지시…계엄 해제 뒤 “수고했다”

[단독] 경찰들 “윤석열 ‘가짜 출근’ 쇼…이미 다 아는 사실” 3.

[단독] 경찰들 “윤석열 ‘가짜 출근’ 쇼…이미 다 아는 사실”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4.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단독] 방첩사, 계엄 날 경찰에 ‘국회의원 체포조 100명’ 파견 요청 5.

[단독] 방첩사, 계엄 날 경찰에 ‘국회의원 체포조 100명’ 파견 요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