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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태영 “탄핵 연상시키는 유폐생활”

등록 2009-05-29 06:56수정 2009-05-29 09:48

전 청와대 대변인 글 올려
“담배·책·글이 마지막 삼락”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항상 가까이서 지켜온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시작된 뒤 노 전 대통령이 겪은 고통을 “5년 전 탄핵의 봄을 연상시키는 유폐생활”로 묘사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의 외로운 봄’이라는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그 봄날을 서글프게 전했다. 다음은 윤 전 대변인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4월 중순, 대통령의 사저는 생기를 잃어가면서 적막감마저 휘감고 돌았다. 그 안에 선 대통령은 유난히 머리가 희어 보였다. 특유의 농담이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

형님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대통령은 지인들의 사저 방문을 적극 만류했다. 그리고 4월, 봄이 되면 재개될 것으로 생각했던 방문객 인사는 고사하고 대통령은 오히려 사저 안으로 안으로만 갇힐 수밖에 없었다. 5년 전 탄핵의 봄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유폐생활에 대통령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있었다.

대통령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진보주의 연구’ 등에 대한 생각에 천착하고 다듬어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작업은 예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겠나?’, ‘이렇게 된 내가 이 이야기를 한다 해서 설득력이 있겠나?’라는 회의를 스스로에게, 때로는 참모들에게 던지곤 했다.

길고 고독한, 그 피폐한 시간들, 독서가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더욱 치열하게 했다. (그러나) 책과 글에 대한 집념이 건강을 갉아먹는 악순환의 늪으로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건강은 금연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된 상황은 대통령의 손에서 담배가 끊어지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담배, 어쩌면 그것은 책, 글과 함께 대통령을 지탱해준 마지막 삼락(三樂)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남긴 글에서 말했듯이 책 읽고 글 쓰는 것조차 힘겨워진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기댈 수밖에 없는, 유일하지만 허약한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담배로는 끝내 태워 날려버릴 수 없었던 힘겨움.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이 다시금 보고 싶어진다. 미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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