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 식지않는 추모열기
경찰에 의해 모두 훼손될뻔
현재 민주당사에 임시 보관
경찰에 의해 모두 훼손될뻔
현재 민주당사에 임시 보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 주변을 뒤덮었던 추모글들이 30일 사라졌다. 어디로 간 것일까?
노 전 대통령 추모글과 그림은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 임시 보관돼 있는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시민분향소 옆에서 커피와 물, 라면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밥차’를 운영했던 김경민(36)씨는 이날 “영결식이 열린 29일 아침, 대한문 앞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다”며 “그냥 두면 훼손될 것 같아 자원봉사자 80여명이 1시간30분 동안 추모글 등을 떼네 5톤 트럭과 1톤 트럭에 나눠 실어뒀다”고 말했다. 김씨는 “트럭을 민주당사로 보내 추모글 등을 임시로 맡겨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이와 함께 밀짚모자 쓴 노 전 대통령 모습을 담은 걸개 그림과,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접은 종이학으로 만든 ‘희망나무’도 챙겨뒀다. 노 전 대통령의 유언에 담긴 ‘작은 비석’를 세우기 위한 모금함 3개도 빠트리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민주당사에 보관 중인 추모글 등을 경남 김해시 봉화마을로 보낼 예정이다. 지난 23일 서거일부터 시민분향소를 계속 지켰던 황일권(45)씨는“추모글과 추모그림은 어떤 시인이나 소설가가 쓴 글, 어떤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더 위대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역사적 기록인 만큼 봉화마을로 보내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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