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서울시청 앞 ‘관제 광장’

등록 2009-06-24 07:25

올 서울광장 행사 절반이 정부·지자체 ‘홍보성’
29건 중 16건 차지 ‘55%’
5년 전 38%서 점점 늘어
시민들 자율적 이용 제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 2004년 개장 이후 사실상 서울시와 정부의 ‘홍보용 광장’으로 운영돼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자율적인 광장 이용이 보장되도록 서울광장 조례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서울시에 정보 공개를 청구해 23일 확보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 및 허가 현황’을 보면, 2004년 5월1일 광장을 개장한 뒤 올해 5월 말까지 서울시에 738건의 광장 사용 신청이 접수돼 662건의 행사가 열렸다. 같은 시간에 행사가 겹치는 ‘장소 경합’이나 집회를 금지한 서울광장 조례 등에 근거해 서울시가 ‘사용 불허’ 결정을 내린 행사는 각각 8건과 21건이었으며, 주최 쪽이 먼저 행사를 취소한 경우는 47건이었다.

광장에서 열린 662건의 행사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하이서울 페스티벌’, ‘하이서울 자전거 대행진’ 같은 서울시의 시정 홍보, 문화 행사 등으로 전체의 33.2%(223건)에 이르렀다. 그 다음은 방송사·신문사의 드라마·영화·프로그램 촬영, 언론사 공동행사 등으로 10.1%(67건)에 달했다. 이 밖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행사 64건(9.5%), 부처님 오신 날, 크리스마스 등을 앞뒤로 열린 종교 행사가 32건(4.8%)이었다.

서울시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행사를 더하면 287건으로 42.7%를 차지했다. 이들 행사의 연도별 비중은 2006년 35.2%에서 2008년 51.3%, 2009년 55.1%(5월 현재까지) 등으로 점점 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시의 광장 운영 행태를 살펴보면 ‘홍보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 5개월 동안 열린 29건의 행사 가운데 ‘공공시설물 디자인 전시’, ‘일자리 부르릉 서비스 발대식’, ‘2009 녹색 주차 사진 전시’ 등 서울시 행사가 11건(37.9%)을 차지했고, 국세청의 ‘청소년 세금문예작품 전시’ 등 정부 행사도 5건(17.2%) 진행됐다. 이 기간에 열린 민간 행사도 ‘서울시민이 함께하는 저탄소 생활 실천 캠페인’ 등 서울시 정책과 관련된 생활 캠페인이나 종교 행사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서울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90주년 3·1운동 기념 민족공동행사’, 불교환경연대의 ‘오체투지 순례단 환영식 및 생명평화 한마당’ 등 5건은 ‘장소 경합’을 이유로 불허했다.

노골적인 이중 잣대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사회적인 관심사인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연대가 열려 했던 ‘시민·학생·학부모 문화제’를 ‘집회’라는 이유로 불허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있던 2004년 6월에는 ‘수도 이전 반대 범시민 궐기대회’ 등의 집회를 허가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경제사회국장은 “서울시가 광장을 자신들의 홍보 장소로 만든 것도 문제지만, 스스로 내세운 원칙까지 무너뜨리면서 입맛에 맞는 집회만 골라 허락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