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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구도 봉하마을도… 화합의 추모 물결

등록 2009-08-21 19:25수정 2009-08-21 23:52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주민들이 21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사무소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전에 헌화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주민들이 21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사무소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인의 영전에 헌화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화해와 통합의 조문
DJ에 인색했던 영남 분향소에 시민 몰려
갈등하던 5·18 단체들 “단결로 고인뜻 잇겠다”
21일 낮 이영윤(41·사업)씨는 부인과 두 자녀의 손을 잡고 대구 2·28공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이씨는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평소에 존경했다”며 “최근 김 전 대통령 관련 이야기가 많이 보도되면서 고인의 업적을 다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았던 영남 지역에서 고인에 대한 평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기관 임원 임아무개(50)씨는 “대구의 금융계에서도 서거 뒤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대구시 공무원도 “김 전 대통령이 임기 중에 밀라노 프로젝트에 8천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하는 등 대구 발전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준 것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와 민주당 대구시당,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등이 참여한 ‘대구시민추모위원회’는 22일 저녁 7시 대구 2·28공원에서 김 전 대통령 추모제를 연다. 김두현 대구시민추모위원회 상황실장은 “각 단체나 정당 간의 차이를 떠나 남북화해와 민주화를 진전시킨 고인의 큰 뜻을 이으려는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도 22일 저녁 7시 분향소가 차려진 부산역 광장에서 김 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린다. 송석희 부산시 의원(한나라당)은 “고인이 남북관계에 물꼬를 텄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분이라는 데는 모두 의견이 같다”며 “이번 서거가 동서화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주민 14명은 21일 전남 신안 하의도 김 전 대통령의 생가와 광주 옛 전남도청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이날 조문에는 봉하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전남 함평군 신광면 연천마을 주민 6명이 동행해 동서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봉하마을 조문단이 이날 오후 옛 전남도청 별관에 붙은 ‘지역주의! 반드시 걷어내겠습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걷어내자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타났고, ‘부활’을 상징하는 나비 수백마리가 하늘로 날아갔다. 봉하마을 이장 이병기(54)씨는 “동서화합을 염원하신 두 분의 뜻을 기려 하의도와 광주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도청 별관 철거 문제로 1년 넘게 대립해온 5·18 관련 단체들도 21일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5·18 기념재단과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 5·18 부상자회, 5·18 구속부상자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 5·18 조문단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국회광장을 함께 찾아왔다.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 정춘식 사무처장은 “서울 빈소에 오면서 5월 관련 단체가 화합해 함께 고인의 뜻을 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광주 대구/정대하 박영률 구대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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