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9명 불구속 입건
질이 낮은 칠판을 시가보다 비싼 값에 사주고, 그 대가로 해당 업체들에서 수백만원씩을 받아 챙긴 전·현직 교장들이 경찰에 무더기 입건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학교 수업용 칠판을 비싼 값에 사주고 브로커에게서 50~5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서울 ㄱ초등학교 교장 김아무개(61)씨 등 서울·경기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전·현직 교장 9명과 학교 행정실장 5명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찰에 넘겨 약식기소하기로 했다. 또 이들과 칠판 납품업체를 서로 알도록 소개해주고 ‘알선료’ 등을 챙겨 온 전직 학교운영위원장 추아무개(49)씨 등 브로커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추씨 등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칠판업체 ㄷ사 대표 박아무개(58·구속영장 신청)씨의 부탁으로 평소 잘 알던 교장과 행정실장 등을 소개시켜 준 대가로 납품액 38억3000여만원의 20%정도에 해당하는 7억1700만원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ㄷ사가 납품한 칠판은 빛의 광택도와 음이온 방출량이 제품 설명서는 물론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정한 ‘권고치’에도 못 미치는 저질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지 않은 교장 4명은 입건하지 않고 교육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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