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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종시 블랙홀…피해자는 지역기업”

등록 2010-01-17 20:47수정 2010-01-17 21:55

경북 구미시 인동동 거리 곳곳에 세종시 수정안을 비판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 인동동 거리 곳곳에 세종시 수정안을 비판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구미시 제공
[세종시 수정안 후폭풍] 대구·경북
산업단지 ‘대기업 공동화’ 우려
“우리도 세종시로 가고 싶어요. 뭐하러 희망 없는 대구·경북에서 사업을 하겠어요.”

17일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안 테크노파크에서 한 중소기업 임원 이아무개(45)씨가 말했다. 이씨의 회사는 구미의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벤처기업이다. 최근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로 의료기기 개발 쪽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나오면서 사업을 전면 보류했다. 이씨는 “세종시 수정안으로 대기업들은 큰 특혜를 보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은 죽을 맛”이라며 “이 정부는 ‘기업’ 프렌들리가 아닌 ‘대기업’ 프렌들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지역 고교 동문회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터져나왔다. 구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장아무개(43)씨는 “구미는 대기업 공장들이 수도권이나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진작 공동화됐는데, 이제는 세종시와 경쟁까지 하라고 한다”며 “엘지가 신규 투자를 위해 옮겨가는 경기도 평택이나 파주에 땅을 사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정부 부처 대신 기업·대학·연구소·과학벨트를 보내려는 정부의 수정안이 나오면서 속칭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의 민심이 몹시 불편하다. 여기저기서 “세종시 블랙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대구·경북이 될 것”이란 비명이 터져나온다.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경제자유구역, 국가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등 대구·경북에서 요 몇년 공들여 추진해온 사업들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 것이다.

대구 경제계를 대표하는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지방에 투자를 해야 한다면 서울과 가까운 세종시를 두고 굳이 대구에 오겠느냐”며 “세종시가 수정안대로 조성되면 대구·경북은 더 고립되고 수도권 집중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렇게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건설의 원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원칙’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집행위원장은 “원래 대구·경북민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이보다 소신을 지키는 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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