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생산성 낮은 워커홀릭”
다른 신문들 ‘여성차별’ 지적도
다른 신문들 ‘여성차별’ 지적도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1일(현지시각)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고민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워커홀릭 세계 챔피언 격인 한국 직장인들이 휴가를 가고 싶어도 계층적 사회구조 때문에 못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상사들부터 휴가를 제대로 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 1월 공무원들에게 연간 16일 휴가 사용을 의무화하고 휴가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이후 여지껏 휴가를 나흘 썼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휴가를 아예 가지 못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공무원 의무 휴가안을 작성한 행정안전부의 과장도 지난해 휴가를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인이 2007년 평균 2316시간을 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68시간보다 훨씬 높지만,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 가운데 옛 동구권을 빼면 꼴찌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한국인들은 미리 일정을 잡지 못한 채 급작스레 휴가를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은 한국 여성들의 최근 공무원 진출 급증 현상의 명암을 보도했다. 1992년 여성 3명이 외무고시에 합격한 것이 이례적 사건으로 뉴스가 됐지만 최근 5년 동안 외무고시 합격자의 55%가 여성이었다며, 한국 여성들의 공직 진출이 최근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 현대, 엘지, 에스케이 등 4대 기업에서 여성 중역 비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민간기업의 성차별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여성들이 비교적 성차별이 덜한 공공분야 진출을 꾀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졸 이상 여성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운데 꼴찌인 60.9%이며, 금융위기 이후 실직한 이들 가운데 90%가 여성인 점 등 여성의 지위가 낮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지난해 ‘워킹맘’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나는 나쁜 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를 자비로 낸 황명은씨 사례를 통해 한국 워킹맘이 겪는 현실을 보도했다. 한국 워킹맘이 직장에서는 성실한 회사원으로, 집에서는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몫을 모두 강요받는 현실 때문에 출산과 결혼을 꺼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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