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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지구대 ‘납치 의심’ 보고에도 ‘전담팀’ 없이 3시간만 수색

등록 2010-03-19 09:34수정 2010-03-19 09:40

여중생 사건 ‘112보고서’ 공개…부실 초동수사 사실로
경찰이 ‘부산 여중생 납치·살인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이 사건을 ‘단순 가출’이 아닌 ‘납치 의심’ 사건으로 파악했으면서도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수사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한테서 제출받은 ‘112 신고 처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출동한 부산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는 ‘단순 가출’이 아니라 ‘납치 의심’ 사건으로 사상서에 보고했다. 감전지구대는 이아무개(13)양 납치 당일인 지난달 24일 밤 10시50분께 이양의 어머니로부터 신고를 접수하고 밤 10시52분께 현장에 출동했으며, 밤 11시10분께 ‘납치 의심 사건’이 발생했다고 사상서에 보고했다. 그리고 10분 뒤인 밤 11시20분께 피해자 수색을 위해 방범순찰대 경력 출동을 요청했다.

이처럼 일선 지구대에서 상부에 ‘납치 의심 사건’이라고 보고했으나, 사상서는 즉시 대대적인 수색 및 검문검색에 나서지 않고 단순 가출을 염두에 둔 채 방범순찰대 요원 10명과 112 순찰차 2대(경관 4명)만 형식적인 수색에 나섰다. 실종수사 전담팀도 꾸리지 않았다.

이는 경찰이 스스로 정한 ‘실종사건 대응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경찰의 실종사건 매뉴얼은 실종자가 14살 미만 어린이·정신지체자 또는 여성이거나, 실종자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될 경우를 ‘특수 상황’으로 규정해 ‘추가 인력 투입뿐 아니라 일사불란한 수사 지휘체계 구축, 필요한 지원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매뉴얼에 규정한 ‘특수 상황’에 해당됐지만, 경찰은 추가 인력 동원 없이 이튿날 새벽 3시에 수색을 잠정 중단했다.

경찰의 본격 수사는 이튿날인 25일 오전부터 이뤄졌으나, 이양은 납치 당일 또는 다음날인 25일 새벽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초동수사가 부실했다’는 외부 비판에 대해 이제껏 “사건 접수 당시 단순 가출 쪽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지적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유정 의원은 “이양의 사망 시점이 납치된 지난달 24일 밤 9시에서 25일 새벽 5시 사이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건 접수 뒤 곧바로 주변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희락 경찰청장은 “정말 많은 반성을 하고 있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전면 검토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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