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강 뉴-스] ②
법정 스님 “우리 땅에 대한 무례이고 모독” 일갈
“지켜보고만 있다가는 씻을수 없는 범죄자 된다”
법정 스님 “우리 땅에 대한 무례이고 모독” 일갈
“지켜보고만 있다가는 씻을수 없는 범죄자 된다”
<하니티비>는 4대강 사업을 집중적으로 짚어보는 ‘사대강뉴-스’를 매주 선보입니다. 각 매체를 통해 보도된 기사들 가운데 독자 여러분께서 놓쳤을 법한 소식을 간추리는 한편, ‘4대강 지식검색’을 통해 ‘4대강 사업’에서 꼭 알아둬야 할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끝으로 ‘4대강 이 순간’에서는 <한겨레>가 보도하거나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4대강 관련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생전 대중법회에서 피 토하는 심정으로 조목조목 비판
4대강사업 관련 소식을 종합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첫번째 뉴스. 지난 11일 입적하신 법정 스님이 이태 전인 2008년 봄 대중법회에서 대운하와 관련해 남긴 말씀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당시 법정스님의 말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국토는 한두 사람의 생각으로 허물고 파괴할 수 있는 대상이 결코 아니다. 어떤 정치권력을 가지고도 이 땅을 만신창이로 만들 수는 없다. 이 국토는 오랜 역사 속에서 조상 대대로 이어 내려온 우리의 영혼이고 살이고 뼈다. 그리고 우리만 살다갈 곳이 아니라 후손에게까지 물려줄 신성한 땅이다. 이런 땅에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생각 자체가 우리 국토에 대한 무례이고 모독임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나. 이 땅은 무기물, 바위나 흙으로 돼있지 않다.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이 땅을 이루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를 환영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개발사업으로 땅값이 오르는 것에 관심있는 땅 투기꾼들이다. 벌써부터 운하 예정지에 땅값이 치솟고 있지 않나. 그리고 건설 공사에 관심 있는 일부 건설업자들 뿐이다. 국민들 대다수는 지금 이 일에 반대한다.”
“강은, 살아있는 강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구비구비마다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이런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를 파서 물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채워넣고 강변에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놓으면 그건 살아있는 강이 아니다. 그리고 갈수록 빈번해지는 국지성 호우는 토막 난 각 수로에 범람을 일으켜 홍수의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 뻔하다.”
“홍보물의 그럴듯한 그림으로 순진한 지역 주민들을 속여서 엉뚱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발 욕구에 불을 붙여 국론을 분열시키면서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부도덕한 처사다.”
“일찌기 없었던 이런 무모한 국책사업이 이 땅에서 이뤄진다면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명심하십시오.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우리 시대에 이런 무모한 일이 우리 곁에서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면, 우리는 이 정권과 함께 이 국토에 대해 씻을 수 없는 범죄자가 될 것이다.”
법정스님은 이 무렵에 한 인터뷰에서 “옛말에 일각수, 즉 ‘뿔 하나 달린 짐승’이 온 세상을 파헤친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말하고, 듣던 사람들이 속으로 유니콘일까, 건담 유니콘일까, 아니면 코뿔소일까를 궁금해하기 직전, “이제 보니 (그 일각수는) 포크레인이 아니냐. 정치인 몇몇이 신성한 국토를 자기 생각대로 파헤치도록 해선 안 된다”라고 말해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법정스님 입적 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스님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4대강 사업에 대해 크게 걱정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상금 받았다고 사기치고 지부장 준다고 사기치고…
다음 뉴스. 4대강사업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사기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술집 여성이 자기 집이 보상 구역에 포함됐다며 사기를 친 사건이 발각된 데 이어, 유령 시민단체를 만들어 지부장 자리를 빌미로 돈을 챙긴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4대강 하천정비 국민운동본부’ 대표 최아무개씨가 지난해 “금전적으로다가 후원만 조금 해주시면 지부장 자리 하나 드릴 수 있을 것인디…. 지부장 한번 맡으면, 공사 하나 따는거야 쉽지 않겄어”라며 조경업자 김아무개씨 등 2명으로부터 약 1억원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11일 보도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6월 설립된 뒤 수십만명이 가입했으나 국토부 및 총리실 명칭을 도용해 법인 인가가 취소됐는데, 최씨는 이 사실을 숨기고 계속 지부장 자리를 팔아왔던 것입니다. 최씨는 또 이명박 대통령과 찍은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내세우거나 유명 연예인이 홍보대사라고 속여 지역 정치인과 변호사 등 각계 인사들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상, 뉴스를 마칩니다.
김외현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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