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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19 다시 배운 고등학생들 “그때라면 나도 참여했을것”

등록 2010-04-18 18:40수정 2010-04-18 18:54

그리운 마음 50번 피고지고…   곱게 핀 진달래꽃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처를 보듬지는 못하는 듯 먼 곳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표정이 허전하고 쓸쓸하다. 4·19혁명 50돌을 하루 앞둔 18일 낮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남편 장동환씨의 묘를 찾아 꽃을 바친 공기영 할머니가 생각에 잠겨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그리운 마음 50번 피고지고… 곱게 핀 진달래꽃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처를 보듬지는 못하는 듯 먼 곳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표정이 허전하고 쓸쓸하다. 4·19혁명 50돌을 하루 앞둔 18일 낮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남편 장동환씨의 묘를 찾아 꽃을 바친 공기영 할머니가 생각에 잠겨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학생 열 중 두명만 “잘 안다”
[현장] 중앙고 수업 참관기

“자, 모두 조용히.”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등학교 멀티미디어 교실. 수업 종이 울리자 ‘한국 근현대사’ 시간을 맞은 3학년 8반 학생들이 교실로 모여들었다. 50년 전인 1960년, 혁명에 적극 참여했던 서울 중앙고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누리집에 꾸며진 ‘사료로 배우는 민주화운동’(contents.kdemocracy.or.kr/419)에 담긴 사진·동영상·음성테이프 자료를 보며 4·19혁명을 새로 배우는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맡은 최현삼 교사는 “4·19의 시작은 3·15 부정선거로 시작됐다”며 입을 열었다. “그때 4할 사전투표라는 말이 있었어요. 이기붕씨를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투표함의 40%를 미리 자유당 표로 집어넣은 겁니다. 그리고 3인조, 5인조 투표라는 게 있었어요. 조원들이 자유당을 찍었는지 확인하고 조장이 투표용지를 집어넣은 겁니다.”

4·19 혁명 때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4·19 혁명 때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그럼 비밀투표가 아니잖아요.” “엉망이네.” 이곳저곳에서 학생들이 말을 받았다. 몇몇 학생들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물 위로 떠오른 김주열의 사진을 보며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최 교사는 “그 죽음이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4·19와 민주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겨레>는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과목으로 고른 중앙고 3학년 4개반 학생 81명을 대상으로 간략한 인식조사를 벌였다. ‘4·19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1명 가운데 60.4%인 49명이 ‘(남에게) 조금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답했고, 16명(19.7%)만이 ‘어느 정도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설명할 정도로 알지 못한다’는 답도 14명(17.2%)이나 됐다.

그러나 4·19의 핵심 정신인 시민 저항권과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감수성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대다수인 57명(70.3%)은 4·19혁명 때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혼자는 힘들겠지만 친구가 참여한다면 함께 하겠다는 ‘조건부 참여’도 7명(8.6%)이었다. 열명 중 여덟명가량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 ‘시민들이 자신의 주장을 밝히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와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게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도움이 된다’(64명·79%)와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15명·18.5%)를 합친 의견이 거의 100%에 육박했다.


최 교사는 혁명 일주일 뒤인 4월26일 ‘국민이 원한다면 사임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육성으로 수업을 마쳤다. 권태성군은 “처음 보는 동영상도 많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학생들이 많이 죽었는데 그때 어른들은 어디서 뭘 했는지 궁금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길윤형 김민경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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