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대우조선 협력사 대표 “돈줬다”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비자금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 돈 가운데 40억원가량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67·사진) 세중나모 회장에게 건네진 사실을 밝혀내고 조만간 그를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이 돈 중 상당액을 대출 청탁 등과 함께 받은 것을 확인하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29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ㅇ공업 이수우(54·구속기소) 회장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08년 이후 천 회장이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을 포함한 40억원가량의 금품을 건네고 은행 대출 등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하고 수사중이다. 천 회장이 받은 금품에는 자문료 명목의 돈 10억원, 그가 서울 북악산 중턱에 건립중인 돌박물관 공사에 쓰인 10억원어치 철근, ㅇ공업 주식대금으로 건넸다 되돌려받은 수억원가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이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된 상태”라며 “소환 조사와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이 회장이 천 회장에게 건넨 40억여원 가운데 ‘부당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금품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천 회장을 소환해 금품 수수 경위와 함께 금융권, 정·재계 청탁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6월부터 ㅇ공업 관련 계좌에서 흘러나온 돈의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해 왔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이 회장을 추궁해 최근 천 회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천 회장에게 납품과 은행 대출 등 다양한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ㅇ공업은 2007년까지 적자를 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매출액이 전년도의 2배 수준인 1185억원으로 크게 늘고 1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어,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한 청탁이 실제 경영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겨레>는 천 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천 회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태규 송경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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