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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키리크스 ‘한국어 번역판’ 뜬다

등록 2011-09-19 20:28수정 2011-09-21 16:28

‘위크리크스 한국’(www.wikileaks-kr.org) 누리집은 첫 화면 갈무리.
‘위크리크스 한국’(www.wikileaks-kr.org) 누리집은 첫 화면 갈무리.
누리꾼 자발적 번역 체제로
한국 관련한 문건 집중공개
현직기자 등 20여명 참여해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문서 가운데 한국 관련 내용을 자발적으로 번역해 공유하는 누리집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크리크스 한국’(www.wikileaks-kr.org)이다. 이 누리집은 첫 화면 안내를 통해 “위키리크스 영문 공개 문건 중에 한국 관련 부분을 자발적으로 번역하는 프로젝트 페이지”라며 “누리꾼들이 힘을 모아 빠른 시간 안에 진실을 밝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 누리집은 “누리꾼들이 안심하고 번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무작위 삭제에 대비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번역 프로젝트가 공개되는 걸 원치 않는 세력이 삭제 작업이나 공격을 시도할 경우, 바로 아이피(IP) 공개와 함께 차단 조치를 취하고, 실시간 백업 시스템을 통해 즉각적인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 한국은 현재까지 번역이 끝난 문건 25종과 번역중인 문건 12종 등을 공개하고 있다. 번역이 끝난 문건에는 ‘한국: 1987년 연례 테러 보고서’, ‘이명박은 운하 프로젝트를 꿈꾼다’, ‘KBS 고위급 기자, 한나라당의 승리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다’ 등 언론을 통해 일부 알려진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번역중인 문건은 ‘한국 FTA: 처리 방법에 대한 예비 논의’, ‘김일성 생일 및 김일성 부자의 새로운 칭호: 한국의 생각’ 등이다. 번역에는 유명 트위터리안인 춘천 문화방송(MBC) 박대용 기자(트위터 아이디 ‘biguse’)와 ‘luckypd’, ‘methis4u’ 등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번역한 문건은 사이트에 가입한 뒤 직접 편집할 수 있고, 이메일(wikileaks.kr@gmail.com)로 보내면 사이트 관리자가 편집해주기도 한다.

이 사이트를 만든 나아무개(45·미국 캘리포니아 거주)씨는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언론 통제는 외부(미국)에서 보면 정말 경악할 수준”이라며 “거짓 보도와 특정 집단에 유리한 편집에 맞서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씨는 보안 문제와 관련해 “실리콘벨리에서 인터넷 보안 솔루션 회사를 오랫동안 경영해 자신이 있다”며 “이미 데이터 삭제와 공격에 대한 몇가지 사례를 수집했고 공격세력의 범위가 좁혀지면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씨는 집단 번역으로 발굴한 새로운 진실을 자신의 트위터(wikileakskrorg)를 통해서도 공개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 한국’ 외에도 트위터 아이디 ‘socoop’는 ‘위키리크스 한국 페이지 목록 리스트’(http://socoop.net/wikileaks)를 번역해 올리고 있다. 박대용 기자도 지난 17일 구글독스(Docs)에 ‘위크리크스 번역 집단지성으로’라는 번역 페이지를 열어 원문과 번역문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이 사이트에도 번역 요청 목록 16개 정도가 올라와 있고, 위키리크스 자료를 볼 수 있는 곳도 링크돼 있다.

박 기자는 “위키리크스 목차를 번역해 올린 분(socoop)이 내용도 번역해 올리면 좋겠다고 해서 트위터를 통해 공동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더니 10여명이 나섰다”며 “개별 언론사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동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기자는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외교문서와 정보보고 1만4천 페이지 가운데 에프티에이(FTA) 등 현안과 관련한 문건이 우선 번역 대상”이라며 “앞으로 번역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감수진을 꾸리고, 언론노조 차원에서 번역 내용을 릴리스 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협력 체제를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스크 한국과 박 기자 등은 구글독스 번역 작업이 보안과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나 서비스를 위키리크스 한국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래는 위키르크스 한국 운영자인 나아무개(45)씨와 전자우편 인터뷰 전문이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언론통제 경악할 수준, 진실 알리려 나선 것”
위키리크스 한국 관리자 나아무개씨 전자우편 인터뷰

-위키리크스 한국을 개설한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대한민국의 언론 통제는 외부(여긴 미국입니다)에서 보면 경악할 수준입니다. 거짓 보도와 특정 집단에게 유리한 편집으로 매일 국민들을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꾸며진 세상에서 세뇌를 당하며 살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깨어주고 싶은 매트릭스의 모피어스와 같이 빨간색 알약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까요?”

-이런 작업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기득권 언론은 한국 정부의 충실한 개로 전락 했어요.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고,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런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집단 지성, 즉 에스엔에스(SNS)와 인터넷을 활용해 진실을 찾고, 알릴 수 있으며 기존 세력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거죠.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기슬(테크놀로지)을 내세운 신흥세력이 기존의 가치를 고수하는 보수세력에 이겨왔습니다.”

-일반인들이 어떻게 번역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나?
“위키 페이지에 가입해 이메일만 확인되면 누구나 페이지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꼭 잘 해야 한다는 조건이나 절차는 전혀 없어요. 한줄이라도 번역해서 위키 페이지에 직접 올리거나 이메일로 알려주면 됩니다.”

“이미 공격 정보 수집…공격자도 위험 감수해야 할 것” 

-누리꾼들이 안심하고 참여하려면 보안 문제가 특히 중요할 것 같은데...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벨리에서 인터넷 보안 솔루션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 한국을 공격한다는 것은 공격자 스스로도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몇몇 시도에 대해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공격 세력에 대한 범위가 좁혀지면 공개할 생각입니다. 혹시 모를 한국 정부의 사이트 차단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행동이 기술 발전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다른 트위터리안(biguse, socoop) 등과 협업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지금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구글독스에서 작업은 보안과 관리상의 문제로 위키 시스템으로 통합 이전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로 힘을 합쳐 진실을 향해 나아가야죠.”

-번역에 대한 검증이나 감수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불특정 다수의 집단지성이 모이면 스스로 정화되고 완벽에 가까워지리라 믿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사례가 이를 증명하죠. 인터넷에서는 다수의 힘을 일단 믿고 그후에 발생되는 문제는 기술적으로 해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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