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살포 지시 정황 포착
2008년 8월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뤄진 박희태(74) 캠프의 돈봉투 살포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시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30일 드러났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김 수석을 소환조사한 뒤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최근, 당시 수도권 원외조직을 담당했던 안병용(54·구속)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돈봉투 살포 지시를 받았던 구의원 김아무개씨한테서 “박희태 캠프 사무실에서 김 수석을 만나 인사를 했고, 김 수석 책상 위에 있던 돈봉투를 가지고 나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안 위원장과 구의원들과의 대질신문에서도 이 진술이 당시 상황과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앞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달됐던 300만원 돈봉투 의혹에도 등장했다. 고 의원은 “돈봉투를 반환하자 김 수석에게서 ‘왜 돌려보낸 거냐’고 묻는 전화가 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공보 업무를 담당했던 이봉건(50) 국회의장 정무수석도 이날 소환해, 캠프에서 김 수석의 역할 등을 캐물었다. 또 300만원 돈봉투의 전달자로 지목된 고아무개(41·현 ㅇ의원 보좌관)씨도 함께 불러, 박희태 의장의 국외순방 기간에 국제전화와 이메일로 통화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2008년 박 의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문병욱(60) 라미드그룹 회장도 소환해 이 돈의 성격 등을 조사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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