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전방위 사찰]
총리실 사찰 문건, 공직자 평가에 ‘지역색’ 기준
정읍출신 총경엔 “호남직원과 향우회…청렴성 의심”
총리실 사찰 문건, 공직자 평가에 ‘지역색’ 기준
정읍출신 총경엔 “호남직원과 향우회…청렴성 의심”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사찰 문건에는 호남 출신 공직자들에 대해 ‘지역색’을 문제 삼아 부정적 평가를 한 내용이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 들어 ‘영포라인’(이 대통령의 고향인 영일·포항 출신)을 비롯한 영남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고, 호남 출신들을 솎아내기 위해 ‘표적 사찰’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문건 가운데 광주광역시 출신 유아무개 경찰청 정보1분실장에 대한 동향보고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원관실의 경찰 동향 파악은 대체로 총경 이상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총경보다 한 계급 낮은 경정인 유 실장이 동향 파악 대상이 된 것부터가 이례적이다. 경찰 정보파트 쪽 관계자는 “정보1분실장이 총리실·방송통신위원회·기획재정부·검찰 등 주요 정부부처를 관리하다 보니, 고급 정보를 취급한다고 판단해 따로 보고서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문건에는 “유 실장이 1999년 호남 정권의 혜택을 받아 경찰청에 발령을 받았으며 정보요원이 작성한 고위간부의 비위 또는 부적절한 동향에 대해 반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상자들이 호남 사람”이라고 기록돼 있다. 또 “호남 인사와 만나면서 서로 간의 공조가 공고해져 호남 인사들의 영향력이 전혀 감소하지 않았는데, 유 분실장의 역할이 크다는 여론”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다. 심지어 “지역적 편향성을 띠고 업무를 추진하고 사적 정보활동이 심하여 부하직원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라며 유 실장의 교체를 ‘조언’하기까지 했다.
이 문건에는 유 실장과 함께 일했던 인물들에 대한 평가도 담겨 있다. 문건에는 “현재 1계장이 정보1분실장(유 실장), 정보4과장 등 호남 출신들과 친하며 인사기록 카드에는 출생지가 서울로 나와 있지만 부모님의 영향으로 호남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앞으로는 1계장 자리도 충성심이 담보되는 인사로 발령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부 여론”이라고 적혀 있다. 호남 출신 인사와 가깝고 부모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이다. 이 밖에 박아무개 총경(전북 정읍 출신)에 대해서도 “호남 출신 직원들과 비선 조직인 민관 협력단체(향우회)를 결성하는 등 청렴성이 의심된다”고 동향보고서에 기록돼 있다.
경찰 외에도 공직자들 가운데 호남 출신임을 문제 삼아 부정적 평가를 내린 사례는 많다. 이아무개 소방감(전남 순천)의 경우 “같이 근무하던 경북 출신 ○○○ 계장을 중앙소방학교로, 경북 출신 구조구급과 ○○○ 계장을 제주도로 발령냈다는 후문으로 지역색이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선희 정환봉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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