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재호 후보 캠프 관계자가 11일 언론에 공개한 문자 메시지
과학생회장이 임의로 신청해 학교측에서 폐기
부산 부경대의 학과 학생회장이 같은 과 학생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부재자투표를 신청하고 휴대전화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학과 사무실로 보낸 투표용지가 사라졌다’는 문자메시지를 같은 과 학생들한테 보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부경대 ㄱ학과 학생회장이 지난 9일 오후 4시52분께 ㄱ과 학생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이름을 도용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 사실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과 학생회장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부경대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기 위해서 제가 임의대로 여러분을 신청해버렸습니다. 학과 사무실에 투표용지가 왔는데 학교 사무실에서 폐기해 버렸다고 합니다. 부득이 이번 총선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여러분 의견도 없이 막무가내로 신청을 해서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게 만든 점을 사과드립니다”고 했다.
앞서 부산시선관위는 지난 5~6일 부경대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했다. 부재자 투표를 희망하는 학생이 2000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선관위는 부재자 투표일 이전에 후보자의 홍보물과 투표용지가 담긴 우편물을 보냈다. ㄱ과 학생회장은 우편물을 받을 곳을 학과 사무실로 신고했다.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는 우편물에 담긴 투표용지를 들고 부재자 투표일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된 곳에서 기표를 한 뒤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만약 부재자 투표일에 투표를 하지 못했다면,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에 가면 투표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편물로 보내온 투표용지를 잃어버리면 선거 당일 투표소를 방문해도 투표를 할 수가 없다. 부경대 ㄱ과 사무실에서 투표용지를 폐기했다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던 학생들은 투표권이 없는 것이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부재자 투표 설치 요건을 완화했는데 누군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어 임의로 사인을 해서 신청하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주로 부재자 투표 신청자들의 필체를 보고 도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식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ㄱ과 학생회장이 도용한 이름이 어느 정도 되는지 또는 선거일에 투표를 하지 못한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자체 조사와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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