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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50살 넘어 12년간 2만2000㎞ 걸었더니 새 인생길 열리더군요”

등록 2012-12-02 20:11

“나는 내 의지력을 시험하기 위해서 걷는다. 걷기는 굉장히 쉽고 평범한 것 같지만 의외로 곧은 의지가 필요한 운동이다.” 11월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공원에서 만난 박용원씨는 2만2000를 걸은 사람답게 깡마른 체구 속에 강인한 의지력이 엿보였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나는 내 의지력을 시험하기 위해서 걷는다. 걷기는 굉장히 쉽고 평범한 것 같지만 의외로 곧은 의지가 필요한 운동이다.” 11월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공원에서 만난 박용원씨는 2만2000를 걸은 사람답게 깡마른 체구 속에 강인한 의지력이 엿보였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겨레가 만난 사람] 걷기 열풍의 주역 박용원씨
11월24일 오후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비내늪길. 40~60대 중장년층이 주축이 된 형형색색의 복장을 한 90여명이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길을 따라 걷는다.

수은주는 영하로 떨어졌지만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코스인지라 사람들의 발길은 가볍다. 갈대밭 길옆 남한강의 유장한 흐름도 답답한 일상의 굴레를 훌훌 털어준다. 중간중간 휴식시간엔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서로 스스럼없이 인사를 주고받고 간식을 나눠먹는다. 단지 걷는다는 목표 하나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의 속박이나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걷기모임 인터넷카페인 ‘나를 찾아 길 떠나는 도보여행’(나길도)이 주최한 주말 도보여행 참가자들이다. 평소 ‘나길도’의 주말 도보여행은 20~30㎞를 걷는 데 비해 이날 코스는 15㎞로 짧은데다 풍광은 비할 수 없이 수려해서 이날 모임은 걷기여행이라기보다 주말 소풍 나온 분위기였다.

매주 주말이나 평일 전국에서는 크고 작은 걷기모임이 펼쳐진다. 바야흐로 걷기모임 열풍이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카페인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인도행·2002년 개설)은 회원이 4만명을 넘었고 ‘나길도’(2007년 개설)의 가입자도 2만명 이상이다. 제법 규모있는 걷기모임 카페만 10곳이 넘는다. 2000년 초 시작된 달리기 열풍에 이은 걷기모임 붐은 한국 중장년층의 삶의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중년여성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점이 마라톤 열풍과 다른 점이다. 육체적 건강을 되찾을 뿐 아니라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힐링효과’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도보여행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걷기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카페 닉네임 ‘용파리’로 더 잘 알려진 박용원(62)씨는 걷기 열풍에 불을 지핀 사람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카페 ‘인도행’을 만든 것도 그였고, ‘나길도’ 카페지기도 박씨다.

그도 50살 때까진 운동과 담쌓고 지낸 평범한 대한민국 아저씨였다. 직장생활 중 10년 가까이 여가활동을 한답시고 일하는 시간을 빼고 하루종일 서실에 앉아서 붓글씨를 쓰고 있던 2000년 봄 어느날, 자리에서 일어난 박씨는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했다. 생각해보니 이런 어지럼증을 느낀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가까운 집앞 슈퍼를 갈 때도 자동차를 이용할 정도였다.

안되겠다고 생각한 박씨는 서울에서 직장이 있는 삼천포(경남 사천시)까지 천릿길 도보여행(402㎞)을 계획했다. 친구들은 한결같이 무리라며 반대했다. 그러나 반대가 거셀수록 오기가 발동했다. 그때부터 여름내 산에 다니며 체력을 단련한 끝에 2000년 10월26일 서울을 출발했다. 사흘째 되는 날 근육통증에다 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면서 도중에 포기할 뻔했으나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9일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애초 계획보다 사흘 앞당겨 지천명 나이에 혼자서 천릿길 걷기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12년간 그는 2만2000㎞를 걸었다. 서울~부산을 50번 이상 걸은 거리이다.

일본열도 종주(2002년 4~5월), 동북아 3국 수도 연결 도보 대장정(2007년 4~7월) 등 장기도보여행만 27차례를 기록하고, 카페 회원들과 함께 무박 100㎞ 울트라 도보, 무박 200㎞ 도보, 릴레이도보, 별빛·달빛 도보 등 다양한 도보 장르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 출간한 <나를 찾아 길 떠나는 도보여행>(책숲)이란 책에는 12년간에 걸친 그의 도보여행담과 걷기예찬론이 빼곡히 담겨 있다.

독일 외무장관을 지낸 요슈카 피셔가 <나는 달린다>란 책에서 스트레스에다 포도주 탐닉으로 100㎏이 넘는 과체중에 시달린 끝에 이혼까지 당한 뒤 마라톤을 시작해 삶의 활력을 얻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데까지 성공했다는 인생기를 피력한 것처럼, 박씨의 책도 걷기에 미친 중년 사내의 인생 도전기로 읽힌다. 남들이 은퇴할 시기인 예순의 나이에 회사(레이져라이팅 대표이사)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도 걷기운동을 통해 쌓은 자신감과 활력 덕분이었다. 44살에 시작한 영어도 이제는 미국 뉴스전문채널 <시엔엔>을 듣고 이해할 정도가 됐다.

26일 만난 박씨는 도보여행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은 걸음마를 떼고 난 뒤부터 걷기 시작하는 걷기 전문가”라며 망설임과 불안감을 떨치고 일단 걷기 시작하면 건강도 얻고 새로운 인생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김도형 기획위원aip209@hani.co.kr


‘나를 찾아 길 떠나는 도보여행’ 등
걷기모임 인터넷 카페로 붐 일으켜
서울~삼천포 천릿길 여행 시작으로
100㎞ 울트라 도보 등 장르 개발

-책에서 걷기여행에 대해 고난의 여행이자 외로움의 여행이라고 정의했는데요. 보통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잖아요.

“고통의 여행을 먼저 이야기하죠. 사람이 희열을 느끼는 것은 보통 즐거움 속에서인데, 장기도보여행 중 느끼는 고통도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을 참고 맛보는 것도 하나의 희열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미래에 다가올 고통에 대해 여행을 통해 사전에 먼저 겪어보면서 내 좌표, 능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외로움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런 간섭도 없이 혼자서 해보는 것도, 외로움의 세계에 들어가보는 것도 즐거움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도보여행은 길을 따라 한없이 걸으며 자아를 찾기 위해 스스로 시련에 빠져보는 고난의 여행이고, 삶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사색에 젖어보는 외로운 여행입니다. 걷기의 본질이 고행이라고 믿지 않았다면 저는 중도에 걸음을 멈췄을 겁니다. 고행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걸음질을 계속했기에 길 위에서의 고행과 시련을 감내하고 결국 극복할 수 있었던 거죠.”

-오래 많이 걸으면서 느끼는 외로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예를 들어서 많이 걸으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낍니다. 그것을 참고 견뎌야 목표를 이룰 수 있는데, 그때 누구도 도와줄 수 없을 때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죠.”

-그렇게 고통스럽고 외로운 과정인데도 또다시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하나를 성취하고 나니까 그 성취감에 젖어서 또 다른 목표를 세우게 되고, 성취감이 성취감을 부른 것이죠. 계속하다 보니까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서 이렇게까지 걸은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는 나 스스로 나를 위해서 걸었죠. 나이 50살 때 맛본 성취감은 일생일대에 그만한 게 없었어요. 그때 성취감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고, 전파하고 싶어서 2002년 도보카페를 만들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과정이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한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죠.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곤경에 빠졌을 때 스스로 헤어나올 수 있는 힘을 맛보는 것이죠. 마라톤도 그렇고 산행도 그렇고요.”

-성취감을 맛본 이후 가족간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나요?

“아이들이 나를 보는 눈도 달라졌어요. ‘아버지는 한다면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기들도 목표 세우면 꼭 하겠다는 의지를 잘 안 꺾으려고 하고요. 처음 두 아이하고 중3, 고3 때 같이 걷기 시작했어요. 큰놈 데리고 100㎞를 완주했는데 자신감이 생긴 거 같더라구요.”

-은퇴할 나이에 예순이 넘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걷기의 성취감도 작용한 것인가요?

“당연하죠. 그게 없었으면 주저앉았을 거예요. 걷기 이후 자신감과 뚝심도 생겼고요.”

-걷기의 목표라는 게 무리해서라도 한계에 도전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 속의 도보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 차이는 무엇인가요?

걷기로 자신감 생겨 60살에 창업
어지럼증·심리적 갈등 ‘힐링’도
아들과 함께 100㎞ 완주했더니
아버지를 보는 눈도 달라져

“마라톤 5㎞, 10㎞를 뛰고 나면 풀코스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처럼 일반도보 하다 보면 한단계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1박, 2박 도보를 무사히 끝내면 장기도보도 할 수 있어 자신감도 생기고요. 일반도보 하는 사람들도 시간이 없어서 주춤하고 있어서 그렇지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동해에서 서해까지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 안에 걷는 릴레이도보라는 것을 제가 개발했습니다. 보통 10박이 넘는 장기도보 해보니까 전 구간 참가하지 못하고 여름에 휴가 내서 2박3일이나 3박4일밖에 참여하지 못하고 도중에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서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목표 구간을 순차적으로 완주하는 릴레이도보도 만들었어요. 호응이 참 좋았어요.”

카페 회원 74살 할아버지 160㎞ 완주
당뇨병 동창도 7년 도보뒤 정상 회복
걷기는 아무런 규칙·억압 없는 운동
빠른 세상속 삶의 좌표 찾는 데 도움

-‘빠름 빠름’이란 광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빠른 것을 추구하는 디지털 세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걷기는 원초적이고 느림의 미학을 추구합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죠. 빠른 세상에 묻어가려면 초조하고 불안해요. 그 세계를 잠깐 떠나서 자기만의 세계를 돌아보는 게 현대 세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바삐 돌아가다 길 위에 서면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걷기모임 참가자 중에는 걷기 본연의 목표보다는 인간관계 형성에 주안점을 두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맞습니다. 도보카페의 기본은 나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이라는 취지입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진출입도 자유롭습니다. 참가비도 전세버스삯 정도입니다. 그러나 카페 운영 하다 보면 일부 회원들이 친목도모에 치중한 나머지 간혹 카페 댓글 등에서 말로써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있어 그 때문에 마음도 머리도 아픕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즐겁더라도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라도 아파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은 저한테 숙제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실패한 경우는 딱 한번 있던데요.

“서울에서 강릉까지 무박 200㎞ 도전에서는 160㎞ 지점에서 막걸리 때문에 실패했지만 그래도 강릉까지 끝까지 걸었어요. 그리고 지난해에는 환갑 기념으로 한강변을 일주하는 무박 48시간 200㎞에 도전해 47시간10분 만에 성공했습니다.”

-장기도보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공포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도 없는 껌껌한 길을 걷다 보면 무섭죠. 저는 맹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두려움의 대상이 다르잖아요. 금방 맹수가 달려들 것 같은 느낌에 과도까지 준비했죠.”

-아직도 이루지 못한 장기도보가 있나요?

“그게 있죠. 그건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요.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어야죠.”

웬만하면 자랑할 법도 한데, 그는 인터뷰 내내 신중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실천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중함이 느껴졌다.

-걷기운동을 처음 시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의지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것 필요없습니다. 다른 운동과 다른 점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걷기의 전문가들이잖아요? 걸음마할 때부터 모두가 걷고 있으니까요. ‘나길도’ 카페 회원인 74살 할아버지의 경우 냄새를 못 맡고 한쪽 눈을 실명했는데도 한번에 160㎞ 도보를 하고, 제 초등학교 동창은 당뇨를 앓고 있는데 6~7년 꾸준히 도보여행을 한 뒤 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다만 불안 속의 망설임을 떨치면 됩니다.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핵심입니다. 자기 능력은 100인데 신체적 능력은 20, 30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거예요.”

올레길 걷는 것도 좋지만
나쁜 길 걸어봐야 좋은 길 알게돼
“사람은 누구나 걷기 전문가
망설임 떨치면 새 인생 열립니다”

-그래도 준비는 필요한 것 같은데요?

“먼길 떠날 때 눈썹도 뽑아놓고 가라는 옛말이 있듯이 가능한 한 짐을 줄이는 것과 안전장구만 있으면 됩니다. 걷는 데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아파도 전화만 걸면 됩니다. 비상식량 조금만 있으면 돼요. 어딜 가든 먹을 데가 있구요.”

-젊은이들은 걷기를 지루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하고 싶어하는 운동일 수도 있습니다. 자유롭게 걸어서 도보여행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도보여행 하고 싶은 꿈을 가진 여학생들이 많지만 시간적 제약이나 어떻게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것뿐이죠. 얼마 전 배우 하정우씨가 기획한 <577 프로젝트>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는데 꽉 메운 사람들이 여자들이더라구요.”

-걷기 붐을 타고 각 지자체에서 걷기에 좋은 길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1~2년 사이에 많이 조성해놓았어요. 그런데 많은 길들이 인위적이어서 안타까워요. 자연스럽게 만들면 좋은데…. 일본의 차도를 보면 걷는 데 얼마나 잘 해놓았는지 몰라요. 차도와 인도 사이에 가드레일을 쳐놓아 밤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고, 너비도 세 사람이 다닐 수 있게 해놓았어요. 중국도 의외로 잘 해놓았어요. 기본적으로 소마차 다니는 길이 남아 있어서 걷기 편합니다.”

-걷기 붐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제가 걷기 시작한 2000년만 해도 걷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걷기 붐이 많이 이는 것 같습니다. 제주 올레길 붐에다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있죠. 이제는 걷는 사람을 우러러봐주는 것 같습니다. 걷기운동 카페만 2만~4만 회원이 가입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 찾기 차원이 제일 큰 배경인 듯합니다.”

-올레길이 대표적인 걷기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올레길 걷기와 걷기모임 운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길을 걷는 것은 똑같은 거고요. 다만 좋은 길을 선택해서 걷느냐, 가리지 않고 걷느냐가 다른 점이죠.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는 것처럼, 나쁜 길을 걸어봐야 좋은 길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니까 걸을 뿐이지요. 좋은 길만 걷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걷기를 하면 좋은 점은 무엇입니까?

“걷기는 정말로 건강에 좋습니다. 안 걷다 걸으면 트림부터 나옵니다. 자기 몸으로 느끼는 거죠. 벌써 위 등 소화기 계통이 반응을 하는 거죠.”

-걷기모임은 40~50대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특히 여성이 많은 게 특징인 것 같습니다.

“힐링효과가 있습니다. 움직이면 뇌가 활성화한다고 하잖아요. 좋은 환경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다른 운동은 규칙 등의 억압을 받지만 걷기는 아무런 억압이 없잖아요. 걷다 보니 걸음으로 시작해서 걸음으로 끝나는 도보여행의 목표가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치유하고 삶의 좌표를 찾는 것임을 저도 알게 됐습니다. 나이 50 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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