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락(45·구속기소)
진씨, 검찰조사때 묵비권 행사하다
이영호 기소뒤 태도 바꿔 수사협조
이영호 기소뒤 태도 바꿔 수사협조
검사: 피의자는 3월25일 본 검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검사에게 “이 사건의 실체를 끝까지 밝힐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억하는가요? 피의자는 구속돼 있던 기간 동안 피의자를 구속되게 만든 특정세력에 대해 분노를 표명하며 폭로할 것처럼 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했던 말들은 모두 거짓말이었는가요? 오늘 출석해 갑자기 모든 진술을 거부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요?
진경락: (눈을 감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다.)
민간인 사찰 사건의 ‘키맨’으로 통했던 진경락(45·구속기소·사진)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수사에 임하는 태도는 수시로 변했다. 재수사 기록을 보면, 진 과장은 자신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검사에게 “이 사건의 실체를 끝까지 밝힐 의지가 있냐”고 물었다. 그런데 검찰에 스스로 출석한 뒤에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가 이영호(48·구속기소)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구속기소된 뒤 태도를 바꿔 수사에 협조했다. 검사의 전화 통화 이후 종적을 감춰 지명수배됐던 진 과장이 서울중앙지검을 스스로 찾아왔던 4월13일과 14일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진 과장은 각각 8시간이 넘는 조사 동안 묵비권을 행사했다. 검사가 “진실에 대해 지금이라도 폭로할 생각이 없느냐”고 다그쳤는데도 눈을 감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진 과장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됐던 이영호 비서관이 기소된 4월20일 검찰의 3차 피의자 조사 때부터다. 이영호 비서관의 기소로 인해 마음이 움직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진 과장은 이후 지원관실의 ‘비선 보고’를 박영준 국무차장도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고, 지원관실의 조직과 지휘체계에 대해 “나중에 대통령도 인정해 준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과장은 4월23일 검사와 1시간여 동안 면담하면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것에 대해 늘 마음에 부담이 있었다. 내가 침묵하고 있는 동안 나만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는 것 같아 사실대로 말하게 됐다”고 말했다. 24일과 29일에는 지원관실의 사찰 활동과 보고자료를 담은 문서를 변호인을 통해 ‘수사 협조 차원’으로 제출했다. 진 과장의 협조로, 재수사에 나선 검찰이 그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진 과장의 변호인은 5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영호 비서관이 기소된 날과 진경락 과장이 진술하기 시작한 날이 같은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보인다. 진 과장은 이미 1차 수사에서 구속됐기 때문에 최대한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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