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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상휘 “사찰 진실 까발리는 일 없도록 돈 건넸다” 진술

등록 2012-12-06 08:37수정 2012-12-06 15:40

청와대 사찰은폐 조직적 개입 의혹
“누구로부터 지시받았는지
증거인멸에 관한 사실 등
폭로하면 파장 커질 것 같아서”
검찰 조서에 돈전달 이유 밝혀

돈 받을 당시 진경락 메모
“상 지시로 왔다는 것 직감”

이상휘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7~11월 민간인 사찰에 관여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에게 3400만~3500만원을 건넨 이유에 대해 “사찰의 진실을 까발리고 폭로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검찰에서 여러 차례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기는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류충렬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등이 장진수·김충곤·원충연 등 지원관실 직원들에게 집중적으로 돈을 전달한 때다. 이 비서관의 진술은, 당시 사찰 문제가 불거지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입단속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증언이다.

<한겨레>가 입수한 민간인 사찰 재수사 기록 가운데 이상휘 비서관의 5월28~30일 검찰 진술조서를 보면, 이 비서관은 지난해 7~11월 장진수 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돈 600만~700만원을 건넨 이유에 대해 “혹시라도 정치권에서 접촉을 해서 장진수가 폭로를 하면 파장이 커지고 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검사가 어떤 폭로를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불법사찰을 했다는데 그 진실, 또 누구로부터 지시받았는지 그런 사실에 대해 폭로를 할 수도 있고, 장진수와 관련된 증거인멸에 관한 사실 등을 말한다”고 했다.

이 무렵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인 정황도 드러났다.

진경락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외장하드에 보관된 메모를 보면, 이상휘 비서관은 2011년 7월18일 진 과장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생활비로 쓰라고 500만원을 줬다. 진 과장은 “이상휘 비서관이 자기가 나를 만나는 것은 김희중 부속실장, 임태희 실장만이 안다고 했는데 상(上·이명박 대통령을 지칭)의 지시에 의해 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음”이라고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상의 지시 이외에는 부속실장이 알 필요도 없는데다가 (이상휘가) 나를 만나기 전에 빨리 만날 것을 독촉했고 그것도 무슨 회의 스케줄을 잡듯 이인규·장진수(이상 19일) 김충곤·원충연(이상 20일) 만나기로 돼 있었고, 이상휘 비서관은 평소 스타일이 상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절대 나서지 않음”이라고 썼다. 진 과장이 자신과 접촉한 이 비서관을 이 대통령이 보낸 메신저로 인식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진 과장을 만나기 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실장이 한번 만나보라고 허락했다. 이후 진 과장에게 돈을 준 사실을 보고하니, (임 실장이) ‘고생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비서관은 또 진 과장을 만난 사실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도 알렸고, 박 전 차관은 “애들 좀 잘 챙겨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진 과장은 최종석 행정관을 만난 7월31일치 메모에서 “최종석이 신빙성 있을 거라고 하면서, 이상휘 비서관이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다 만나고 난 후 상에게 보고했다 하더라는 얘기가 안에서 돌고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최종석은 나에게 ‘형이 지금껏 형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그랬겠지만 이제는 이상휘를 통한 보고가 상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이 확인된 이상 구체적 요구사항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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