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은 전두환이 추징금 안 내도 관대했다

등록 2013-05-24 08:10수정 2013-05-24 15:52

검찰, 전두환 추징 어떻게 했나
김석원에 맡긴 65억 석연찮은 수사중단
딸 전효선에 증여된 땅 조사도 미적미적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고액 추징금 미납자’에게 관대했다. 1000만원 이상 고액 추징금을 선고받은 사건 가운데 건수 기준 25%, 금액 기준 15%만 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대검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0년 이후 1000만원 이상 고액 추징금을 선고받은 사건은 6860건, 추징금 총액은 9544억원이다. 1724건(25%)이 집행돼 1425억원(15%)을 회수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에 미납금 1672억원으로, 고액 추징금 미납자 3위다.(표 참조) 1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2002년 추징금 23조300억원을 선고받았지만, 대우그룹이 망해 돈이 없다는 이유로 22조9460억원을 안 내고 있다. 2위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김종은 전 ㈜신아원 대표로, 1999년 추징금 1964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역시 신동아그룹의 부도로 돈이 없다며 2억원만 납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6년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은 뒤 모두 18회에 걸쳐 채권추심, 자진납부 등을 통해 미납액을 줄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추징 시효 완성일은 2000년 4월16일에서 2013년 10월10일까지 연장됐다. 추징금 2398억여원 가운데 231억원을 남기고 모두 납부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12회에 걸쳐 봉급압류, 채권추심 등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추징 시효가 2000년 4월16일에서 2016년 4월24일로 늘어났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전 전 대통령을 포함해 고액 추징금 미납자에 대한 징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런 저조한 집행 실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업보’를 생각하면 채 총장의 발언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검찰의 수사와 법집행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자주 느슨해졌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6년 전 전 대통령 내란죄 수사 때 검찰은 비자금도 함께 수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쌍용그룹 본사에서 전 전 대통령이 맡겨둔 비자금 65억원을 발견해 압수했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수사 중단 지시가 내려졌다. 당시 검사로 수사를 이끌던 김용철 변호사는 갑자기 지방검찰청으로 발령받았고, 김석원 전 회장은 기소되거나 추가 수사를 받지 않았다. 훗날 김 변호사는 저서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상부의 수사 중단 지시를 거스르고 (비자금이 담긴) 사과상자를 찾아낸 일로 나는 ‘다루기 힘든 검사’로 찍혔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한겨레21> 단독보도로, 과거 이순자씨 소유 의혹이 일었던 토지가 딸 전효선씨에게 증여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은 조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보도 직후인 지난해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토지에 대한 추궁이 나오자 권재진 당시 법무부 장관은 “그 문제는 지금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차명재산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미납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은 권 전 장관 답변대로 이 토지를 조사했거나 조사할 예정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고액 미납자에게서 돈을 받아내면 집행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방청별로 사건별 특별 대책을 검토한 뒤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원철 고나무 기자 wonchul@hani.co.kr

‘29만원 전두환’의 은닉 재산을 찾아라 [한겨레 캐스트 #101]

<한겨레 인기기사>

검찰 “전두환 숨겨진 재산, 수사하듯이 추적하겠다”
"하나회는 돈과 권력 중독 환자들" 전두환 육사동기는 이렇게 말했다
“밭에서 두 명의 남자에게 강간당한…” 배구연맹 워크숍 ‘성폭력적 농담’
CJ 이재현 비자금 사건은 살인청부 사건에서 시작됐다
[화보] '노무현 대통령 4주기' "내 마음 속 대통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이종섭 앞에서 막힌 ‘임성근 조사’…직권남용죄 가능성 1.

[단독] 이종섭 앞에서 막힌 ‘임성근 조사’…직권남용죄 가능성

“말 못할 고뇌 있다” 김계환 공수처 조사…‘윤 격노설’ 진위 따진다 2.

“말 못할 고뇌 있다” 김계환 공수처 조사…‘윤 격노설’ 진위 따진다

일요일 전국 흐리고 비, 어린이들 소풍 생각에 들떴을 텐데… 3.

일요일 전국 흐리고 비, 어린이들 소풍 생각에 들떴을 텐데…

‘아홉 살 때 교통사고’ 아빠가 진 빚…자녀가 갚아야 한다, 서른 넘으면 4.

‘아홉 살 때 교통사고’ 아빠가 진 빚…자녀가 갚아야 한다, 서른 넘으면

‘파리 실종 신고’ 한국인 소재 확인…“신변 이상 없어” 5.

‘파리 실종 신고’ 한국인 소재 확인…“신변 이상 없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