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청와대 꼭두각시’로 전락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록 2013-09-15 20:04수정 2013-09-24 11:34

검사들 “사표 내야” 집중 비난
“후배 지켜주지 못한 못난 장관” 등
대검 간부들 검찰 내부통신망서 잇단 질타
제출한 채 총장 사표도 보류돼 ‘망신’
채동욱(54)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뒤 일선 검사들의 불만이 황교안(56) 법무부 장관으로 향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함으로써 채 총장을 밀어내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맡는 등 청와대의 뜻만 좇고 있다는 비판이다.

법무부는 13일 채 총장의 사표를 안전행정부로 넘겼다. 사표 수리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15일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채 총장의 퇴임식을 열려던 대검찰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황 장관의 ‘꼭두각시’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법무부는 채 총장이 사표를 낸 13일 ‘공무원 신분이 아니게 될 상황이라 감찰은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틀도 지나지 않아 청와대가 “사표 수리보다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고 하자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 지시 당시에도 꼭두각시 노릇을 했던 황 장관이 이후에도 줄곧 청와대에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

대검찰청 간부들이 14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두 편의 글은 모두 황 장관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김윤상(44) 대검 감찰1과장은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며 황 장관과 배후세력한테 직격탄을 날렸다. 박은재(46) 대검 미래기획단장도 황 장관 앞으로 공개편지를 띄워,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 훼손 문제가 그렇게 가벼워 보였느냐. 검찰총장 감찰은 느닷없다”며 황 장관을 비난했다.

황 장관은 13일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고검장들에게 “검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조직 안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일 오후 6시께는 전체 검사들에게 ‘논란 조기 종식을 위해 진상조사를 지시했는데 총장이 사퇴해 안타깝다’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내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의 비판이 황 장관을 향하고 있는 만큼 황 장관이 법무부 장관직을 오래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15일 “황 장관이 그나마 명예를 지키려면 지금 사표를 내야 한다는 게 주변 검사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한 대검 간부도 “시기가 중요할 뿐 황 장관의 사퇴는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13일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대검찰청을 떠난 뒤 검찰 안팎에선 ‘황 장관도 동반 사퇴한다’는 얘기가 퍼지기도 했다.

황 장관이 사퇴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한 검사는 “황 장관이 사표를 내면 이 모든 일이 청와대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황 장관이 사표를 내기 어렵고, 청와대도 이를 막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황 장관이 채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14일 “(혼외 아들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 후 검찰에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객관적 방법으로 신속히 자체적으로 진상을 규명하라’고 권유했으나 검찰은 ‘현재 상황으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사이 시간이 경과해 진상 확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검찰로 하여금 검찰총장과 관련된 사안의 진상 조사를 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요구다. 검찰에 불가능한 요구를 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니 법무부가 나선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시사게이트#11] 채동욱 총장 VS 조선일보·국정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