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족들 고통” ‘조선’ 상대 소 취하
유전자 검사는 조속 성사 뜻 밝혀
유전자 검사는 조속 성사 뜻 밝혀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이 30일 퇴임사에서 “정치적 중립은 검찰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했으나 유전자 검사를 빨리 성사시켜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강력한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62) 전 국정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따른 ‘검찰 흔들기’에 동요하지 말라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채 전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떠나 사인으로 돌아가며’라는 별도의 발표문을 내어 “공개법정에서 끊임없는 진실공방과 근거 없는 의혹 확산만 이루어질 것”이라며 정정보도 소송을 취하했다. 다만 “유전자 검사를 신속히 성사시키겠다”며 진실 규명에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가족에게 더 이상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점도 소송 취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채 전 총장은 “그동안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피해를 겪어 파김치가 된 가족들에게 진실 규명이 담보되지 않을 수도 있는 소송 과정을 통해 또다시 장기간 고통을 감내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검찰 수사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채 전 총장 혼외아들의 어머니로 지목된 임아무개(54)씨는 채 전 총장과 검찰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돼 있다. 채 전 총장 쪽 신상규 변호사는 “임씨가 잠적 상태인데 우리는 소재 파악이 힘들다. 고발됐기 때문에 검찰에 의해 소재가 파악될 수 있다. 그때 유전자 검사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정필 김원철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