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았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임아무개씨의 자택인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겨레와 첫 전화 인터뷰…과도한 의혹 보도 자제 호소
“채 총장과 아무 관계 없는 아이” 편지 내용 재차 밝혀
“채 총장과 아무 관계 없는 아이” 편지 내용 재차 밝혀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을 낳은 인물로 지목돼온 임아무개(54)씨가 1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임씨는 자신과 아들이 이번 사건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고 있다며 과도한 의혹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임씨가 언론에 직접 말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씨는 한달여 전부터 외삼촌인 주아무개(65)씨의 경기 가평군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임씨 집에서 보모로 일했다는 여성이 전날 <티브이조선>에서 ‘채 전 총장이 임씨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임씨는 “언론 보도나 티브이, 인터넷 등은 하나도 접하고 있지 않아요”라고 전제한 뒤, “혼자서도 추스르기 힘든 상황인데 남의 얘기를 써놓은 보도를 보면, 제가 망가지면, 저희 아이는 살 수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처지라든가 나의 입장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직접 인터뷰를 해본 사실도 없는데 주변 이야기만으로 (언론이) 저를 이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놨어요”라고 말했다. 임씨는 “어떤 방송을 내보내고 나에게 나와서 확인하라(고 하는데), 언론재판으로 몰아가서 삶을 망가뜨리는 이런 취재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보도의 진실성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요”라며 일부 언론보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임씨는 “이미 충분히 제 의견을 밝힌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한겨레>와 <조선일보>에 보낸) 편지 내용 그대로고, 편지의 내용이 다소 의아하든 의아하지 않든 그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사실이 아니라면 저 역시 이런 괴로움을 받으면서 있지 않았겠죠”라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달 10일 <한겨레>에 보낸 편지에서 “제 아이는 현재 검찰총장인 채동욱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고 밝힌 바 있다.(<한겨레> 9월11일치 2면 참조)
임씨는 특히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아들(11)이 받을 상처를 크게 걱정했다. 임씨는 “아이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아이 걱정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아이가) 미국에 있어도 초등학교 5, 6학년이 되면 인터넷이나 모든 매체를 접하니까 이 상황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아이가 입은 상처는 이 세상 누구도 치유할 수 없어요”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나 유전자 검사 의향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임씨는 “어떤 내용이 보도됐는지 확인하고 마음이 정리되고 난 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언론에 나온 것만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제 얼굴까지 나오게 되면 저와 아이는 더 살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정환봉 박수지 기자 bonge@hani.co.kr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았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임아무개씨가 9월10일 <한겨레>와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사에 보내온 편지. 임씨는 편지에서 “제 아이는 채 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임씨는 편지에서 자신의 실명을 밝혔으며, 편지 말미에 주민등록번호를 적고 지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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