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행정관에 ‘채군 주민번호’ 준 사람 밝혀낼까

검찰 소환조사 관심

채군 정보 1차 확인때 맞지 않자
곧바로 다른 정보로 재차 확인
그사이 ‘윗선’과 연락했을 가능성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가 3일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관련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되는 데 개입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조아무개(54) 행정관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조 행정관의 ‘윗선’이 드러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청와대 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조 행정관이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채아무개군의 신상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채군 개인정보를 파악할 개인적인 이유도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11일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 조이제(53)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과 조 행정관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조 행정관이 처음 건넨 채군의 주민등록번호는 잘못된 번호였다. 조 국장은 조 행정관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조 행정관은 이후 문자메시지로 ‘정확한’ 채군의 주민등록번호를 보냈다. 조 행정관이 처음에 숫자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채군의 주민등록번호가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고 제대로 된 정보를 다시 건네받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 국장과 조 행정관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시간에 조 행정관과 연락을 주고 받은 사람이 ‘윗선’이 될 수 있다.

조 국장은 지난 6월11일 조 행정관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지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6개월 전에 삭제된 문자를 복원할 수 있는지는 경우마다 다르다. 스마트폰은 수·발신내역을 저장하는 섹터가 있고, 문자 내용을 저장하는 섹터가 따로 있다. 삭제된 빈 공간에는 끊임없이 다른 데이터가 쌓인다. 그래서 보통 3개월 이내에 삭제된 것은 복구가 가능하지만 3개월이 넘어가면 장담을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수·발신내역은 남아있기 때문에 조 국장과 조 행정관이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못한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할 때 조 국장과 함께 임아무개 과장(감사담당관)의 신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하지만 조 국장과 달리 임 과장은 아직 소환되지 않고 있다. 임씨는 2003년 서울지검 특수3부에서 곽상도(54) 전 민정수석, 이중희(46) 민정비서관과 함께 근무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채 전 총장 찍어내기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원철 기자 [e-mail]

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진상 밝혀야 [한겨레캐스트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