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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등굣길 초등생 납치…크리스마스 이브의 ‘악몽’

등록 2013-12-24 21:09수정 2013-12-24 22:19

부모에 전화 걸어 3000만원 요구
경찰, 신고 접수 뒤 위치 추적 통해
4시간 만에 용의자 검거…아이도 무사
성탄 전날인 24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ㄱ(8)양을 납치한 혐의로 붙잡힌 조아무개(28)씨는 10대로 보일 만큼 앳된 얼굴이었다. 외투 없이 검은색 바지에 회색 후드티만 걸치고 있었고, 날씬한 몸에 얼굴도 잘생긴 편이었다. 조씨는 범행 3시간5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조씨의 범행 동기는 ‘카드빚’이었다.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의류유통업을 하는 그는 3000만원의 카드빚에 시달려왔다고 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드빚 때문에 충동적으로 유괴를 결심했다. 납치 대상을 찾던 중 등교길에 나선 ㄱ양을 우연히 발견하고 납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방학식에 참석하려고 학교에 가던 ㄱ양에게 “이야기 좀 하자”고 접근했지만 ㄱ양이 거절하자 강제로 안아서 쏘렌토 차량 뒷좌석에 태웠다. 조씨는 이후 ㄱ양의 휴대전화로 ㄱ양의 어머니한테 4차례 전화해 3000만원을 요구했다. 조씨는 애초에 현금을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체크카드를 가지고 나오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차례 통화를 하면서 ㄱ양을 어머니에게 자주 바꿔주며 안심시켜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경찰에 “카드빚을 갚기 위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우연히 ㄱ양을 납치했다”고 진술했지만, ㄱ양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ㄱ양의 한 이웃은 <한겨레> 취재진에 “ㄱ양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뒤 부모와 경찰에게 ‘최근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를 쓴 조씨를 3~4차례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웃들의 증언대로라면, 조씨는 ㄱ양을 납치하기로 결심하고 며칠 동안 ㄱ양을 따라다니면서 범행을 계획한 것이다.

더욱이 조씨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도 10여일 전인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도난 신고가 된 차량이다. 조씨는 범행에 쓰기 위해 차량 안에 노끈과 포대 등을 준비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씨의 집은 서울 종로구로 유괴가 이뤄진 서울 성동구에서 4㎞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도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과 달리 조씨는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환봉 서영지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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