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에 눈이 내린다. 오랜만에 눈이 내린다. 처마 밑에선 할머니가 하늘을 쳐다본다. 마을 골목은 한때 사람 키를 넘는 폭설에도 외롭지 않았다. 처마 아래 세상은 결코 혼자 사는 고독한 곳이 아니었다. 하염없이 눈 내리는 툇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가 돌아와 탈진한다. 오늘은 눈이 많이 오니 잊어버리라 하고 지친 어깨를 내려놓는다. 2013년 12월, 의성. 원덕희 사진가
[토요판] 리뷰&프리뷰 한 장의 다큐
산골 마을에 눈이 내린다. 오랜만에 눈이 내린다. 처마 밑에선 할머니가 하늘을 쳐다본다. 마을 골목은 한때 사람 키를 넘는 폭설에도 외롭지 않았다. 처마 아래 세상은 결코 혼자 사는 고독한 곳이 아니었다. 하염없이 눈 내리는 툇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가 돌아와 탈진한다. 오늘은 눈이 많이 오니 잊어버리라 하고 지친 어깨를 내려놓는다. 2013년 12월, 의성.
원덕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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