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5> 도시와 지방의 에너지 소비 격차
시리즈 2-3회에서 전국 아파트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광역시와 도 지역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대도시의 경우 여름철 냉방에 전기를 더 많이 쓰는 반면 도 지역은 겨울철 난방에 전기를 더 쓰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는 도시와 지방의 전기·수도 소비를 좀더 세분해서 보기 위해 도시와 농촌(군 지역)을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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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
도시와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2012년 6월부터 13년 8월까지 평균해 비교해보니, 가장 두드러진 점은 도시보다 농촌의 전기·수도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먼저 광역시에 포함된 군 지역 가운데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의 경우 시내 지역 평균치보다 소비량이 많다.(인천 강화군은 예외인데, 이 지역은 아파트가 특히 적고 인천보다는 경기도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는 곳이다.) 이는 도 지역의 시와 군을 비교해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정말 도시보다 농촌 아파트의 전기·수도 소비량이 많은 걸까? 도시 지역에 비해 농촌에는 아파트가 적어서 통계의 오차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단정하긴 어렵다. 아래 그래프는 이 점을 고려해서 각 시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기·수도 사용량이 많은 구와 군을 비교했다. 역시 군 지역의 사용량이 도시 지역에 못지 않거나 더 많기도 한 걸로 나타나지만, 통계에 포함된 아파트 개수가 훨씬 적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만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대구 달성군, 충북 음성군, 경북 칠곡군, 전남 화순군 등은 도시 지역에 비해 아파트단지 수가 많이 적지는 않다. 이를 통해 볼 때, 적어도 일부 농촌 지역은 아파트 전기·수도 소비량이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특히 울산 울주군은 아파트단지 숫자와 전기·수도 소비량 두가지 모두 시내 지역보다 높다는 점에서, 이런 가능성이 두드러진 지역이다. (
전체 비교 대상 아파트가 많지 않고 관리비 통계의 오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결과를 놓고 일정한 추세를 짐작하는 것 이상의 단정적 해석을 하는 건 곤란하다. 이 시리즈는 아파트 주민의 전기·수도 소비 행태 분석을 위한 실험적 시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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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의 수도 요금 부담 격차
하지만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정작 두드러진 대목은 요금 부담이다. 전기는 전국이 모두 같은 단가로 공급되지만, 수도 요금은 지역별 격차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아래 왼쪽 지도는 2012년 수도통계에서 각 지역의 인구 1인당 가정용 수도 사용량과 가정용 수도 공급 가격을 뽑아 1인당 요금 부담액을 비교한 것이다. 경기도 가평, 강원도 산간 지역, 충북 청원군, 전북 서부 지역, 전남과 경남 해안 지역이 전국 평균치보다 20% 이상 많다. 반면에 서울과 서울 주변 경기도 지역, 대전, 광주, 대구 같은 대도시는 전국 평균보다 10-20%까지 요금 부담이 적게 나타난다. 오른쪽 지도는 관리비 통계를 기준으로 아파트 면적당 부담액을 비교한 것이다. 수도통계에 비해서는 지역별 격차가 적지만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남도의 농촌 지역 요금 부담이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
기사 맨앞 지도 참고)
■ 수도 공급 가격, 요금, 사용량 비교
아래 지도는 시군구별 수도 공급 가격, 아파트 평균 요금과 사용량을 나란히 비교한 것이다. 지역별 아파트 수도요금 격차는 실제 사용량 때문이 아니라 수도 공급 가격 격차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수도요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대표적인 지역은 울산, 경남 김해와 양산시, 부산 일부 지역, 거제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경남 창녕군, 전남 나주시와 화순군, 전북 군산과 남원시, 강원 영월군, 경기 안성시, 포천시, 남양주시, 군포시, 의왕시, 시흥시도 전국 평균치에 비해 수도요금 부담이 아주 큰 지역이다.
다음회에는 부유층, 중산층, 저소득층의 전기·수도 소비 행태 차이를 비교해본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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