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6>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이 사는 법
각 지역의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은 전기와 수도 소비 행태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까? 소득 수준이 같더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일까? 공개된 통계로는 이 질문에 답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각 가정의 전기·수도 소비 수준은 전국 주요 아파트 관리비 자료 분석을 통해 읍면동 단위까지 구했지만, 지역별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아예 없다. (유사한 통계로 서울과 제주도를 뺀 14개 시도의 시군구 단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가 있지만 이는 소득이 아니라 생산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각 지역별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다. 전기·수도 소비 행태 자료도 아파트에 국한한 것인 데다가, 실거래 가격 정보는 읍면동 단위로 세분해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과 주택 가격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 아파트 실거래 가격 자료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는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사이트(
rt.molit.go.kr)에 공개된 2013년 한해 전체 거래 건수 59만3100건을 전국 읍면동(행정동) 단위로 나눠서 1년 평균 가격을 계산했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의 지역별 격차는 아주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국 평균 가격은 3.3제곱미터(평) 당 864만원인데, 최고치인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은 5.5배가 넘는 4814만9천원에 달했다. 또 상위 5%에 해당하는 125개 읍면동을 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5개동, 과천시 4개동, 광명시 철산2동을 뺀 114개 동이 모두 서울에 몰려있다. 상위 30%에 해당하는 지역도 서울(416개 동)과 경기(240개 읍면동)에 몰려 있다. 나머지 지역은 부산 31곳, 대구 12곳, 인천 15곳, 광주 1곳, 대전 7곳, 울산 12곳, 세종시 1곳, 충남과 충북 각각 1곳, 경남 15곳뿐이다.(
지역별 아파트 실거래 가격 분포는 이 시리즈에 이어 따로 다시 상세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아래 지도는 전국 읍면동 단위로 아파트 거래 가격 분포를 표시했다. (거래량이 적어서 정확한 시세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운 곳도 꽤 있다는 걸 고려해서 봐야 한다.) (
기사 맨 위 지도 참고)
■ 아파트 가격 수준별 전기, 수도 사용
지역별 아파트 가격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 통계의 전기·수도 사용량을 분류한 결과, 가격 수준에 따라 전기 사용량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다만 수도는 격차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이산화탄소 유발량으로 환산할 때수도 사용량이 극히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와 수도를 합한 이산화탄소 유발량(에너지 사용량)은 집값 상위 5% 평균치가 제곱미터 당 1.70kg인 반면 집값 하위 40%의 평균치는 1.40kg이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전기와 수도를 21% 더 쓰는 셈이다. 시도별로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전 소비도 많지만, 유독 대구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또 대전, 경기, 전남, 경북은 집값 수준 격차가 거의 없었다. 한편 부산과 인천은 아파트 가격 상위 60%에 속하는 지역과 하위 40%에 속하는 지역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또 아파트 가격 수준이 비슷할 경우 광역시보다는 도 지역의 전기·수도 사용량이 더 많다는 점도 이번 비교에서 드러난다.
시도 | 집값 수준 | 전기 사용량 | 수도 사용량 | 합계(kg/m2) |
서울 | 상위 5% | 1.65 | 0.06 | 1.71 |
상위 30% | 1.60 | 0.06 | 1.66 |
부산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36 | 0.06 | 1.42 |
하위 40% | 1.08 | 0.06 | 1.14 |
대구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46 | 0.06 | 1.52 |
인천 | 상위 30% | 1.57 | 0.06 | 1.63 |
중간 30% | 1.51 | 0.06 | 1.57 |
하위 40% | 1.26 | 0.06 | 1.32 |
광주 | 중간 30% | 1.38 | 0.06 | 1.44 |
하위 40% | 1.22 | 0.06 | 1.28 |
대전 | 상위 30% | 1.34 | 0.06 | 1.40 |
중간 30% | 1.36 | 0.06 | 1.42 |
하위 40% | 1.32 | 0.07 | 1.39 |
울산 | 상위 30% | 1.42 | 0.05 | 1.47 |
중간 30% | 1.38 | 0.06 | 1.44 |
하위 40% | 1.20 | 0.07 | 1.27 |
세종 | 중간 30% | 1.64 | 0.07 | 1.71 |
하위 40% | 1.36 | 0.06 | 1.42 |
경기 | 상위 5% | 1.53 | 0.06 | 1.59 |
상위 30% | 1.46 | 0.06 | 1.52 |
중간 30% | 1.48 | 0.06 | 1.54 |
하위 40% | 1.47 | 0.06 | 1.53 |
강원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38 | 0.06 | 1.44 |
충북 | 상위 30% | 1.41 | 0.09 | 1.50 |
중간 30% | 1.38 | 0.06 | 1.44 |
하위 40% | 1.34 | 0.06 | 1.40 |
충남 | 상위 30% | 1.48 | 0.06 | 1.54 |
중간 30% | 1.46 | 0.06 | 1.52 |
하위 40% | 1.44 | 0.07 | 1.51 |
전북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36 | 0.06 | 1.42 |
전남 | 중간 30% | 1.31 | 0.06 | 1.37 |
하위 40% | 1.30 | 0.06 | 1.36 |
경북 | 중간 30% | 1.36 | 0.06 | 1.42 |
하위 40% | 1.36 | 0.06 | 1.42 |
경남 | 상위 30% | 1.42 | 0.06 | 1.48 |
중간 30% | 1.42 | 0.06 | 1.48 |
하위 40% | 1.30 | 0.06 | 1.36 |
제주 | 중간 30% | 1.41 | 0.06 | 1.47 |
하위 40% | 1.28 | 0.07 | 1.35 |
■ 아파트 가격 비싼 곳과 싼 곳의 분포도
아래 지도는 아파트 가격 수준별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표시한 것이다. 붉은 색깔은 전국 평균 대비 전기·수도 사용량이 많은 지역이고, 녹색은 적은 지역이다. 아파트 가격 하위 40% 지역의 분포를 보면, 아파트 가격이 비슷해도 전기·수도 사용량이 꽤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대체로 도시보다는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전기·수도를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충청북도의 농촌 지역이 두드러진다.
수도권과 영남 지역을 좀더 확대해서 들여다봤다. 경남 지역은 광역시와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이 없지만, 경기 지역은 눈에 띄는 점이 보인다. 아파트 값이 전국 상위 30%에 속하는 지역 가운데 수원, 성남, 고양시가 남양주, 용인, 화성, 안산보다 전기·수도 소비가 좀더 적다. 이 점은 아파트 값이 평균 수준인 지역도 비슷하다. 서울 근처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의 전기·수도 소비가 더 많은 걸로 볼 수 있다.
아파트 가격과 전기·수도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는 가격이 높은 아파트에 살수록 전기 소비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추측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비슷한 가격 수준의 아파트를 비교할 경우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나 농촌의 전기 소비가 좀더 많은 것은 예상밖의 결과다. 물론 이런 추세가 정확한지는 좀더 정밀한 검증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 대도시에 비해 중소 도시나 농촌에는 아파트가 훨씬 적어서 평균치의 오차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는 마지막으로 전국 아파트 관리비 통계의 문제점과 정확한 통계 작성을 위한 대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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