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채동욱 혼외아들 의심’ 채군 뒷조사했다

의혹 제기 석달 전 정보 조회
청와대 행정관 개입 14일 뒤
검찰, 해당 경찰관 불러 조사

채동욱(55)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불거지기 석달 전인 지난해 6월 현직 경찰이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채아무개(12)군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서울 강남지역의 한 경찰서 지구대 소속 ㄱ경장이 경찰 주민조회망을 통해 지난해 6월25일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채아무개군의 주소 등을 조회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ㄱ경장을 불러 채군의 주민정보를 조회한 까닭을 집중 조사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수사기관에 있는 사람은 범죄 수사 또는 공소 제기나 유지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ㄱ경장이 채군의 주민조회를 한 시점은 조오영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조이제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부탁한 날보다 14일 뒤다. 조 행정관은 조 국장에게 지난해 6월11일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부탁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또 바로 이날 서울 서초구청장실에서 누군가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담당하는 오케이(OK)민원센터 김아무개 팀장한테 전화를 한 뒤, 같은 전화로 곧바로 국가정보원 정보관(IO)인 송아무개씨한테 연락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6월11일은 채 전 총장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다.

지난해 6월 현직 경찰이 채 전 총장 혼외 의심 아들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권 차원에서 채 전 총장의 뒷조사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더 짙어졌다. 채 전 총장한테 혼외 의심 아들이 있다는 의혹은 지난해 9월6일 언론에 처음 보도됐다.

이경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