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작업 상황
잠수요원들 진입로 확보 고전
생존자 확인 위해 로봇 투입도
잠수요원들 진입로 확보 고전
생존자 확인 위해 로봇 투입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이틀째인 17일 해경과 해군은 배 안에 갇혀 있는 승객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계속했으나, 사고 해역의 기상이 악화하면서 잠수부 등 구조요원들의 현장 투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선내에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 실종자 가족들은 온종일 애간장을 태웠다.
이날 오전부터 사고 해역에서는 해군구조대(229명)와 해경구조대(283명) 등 잠수요원 512명이 투입돼 구조작업에 나섰다. 구조인력은 침몰된 선체 안에 공기 주입을 시도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갇힌 이들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비교적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배가 전날 오전 11시께 전복돼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공기만 충분하다면 (안에 갇힌 승객들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선내 진입을 위해 로봇도 동원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까지 선체 공기 주입은 물론, 잠수 요원의 선체 진입도 불발됐다. 빠른 조류와 기상 악화라는 악조건이 겹쳤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잠수부를 투입하기 위해선 먼저 구조작업에 쓰일 ‘탐색줄’을 배 안에 연결해 진입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김수현 서해해양경찰청장은 진도군청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틀 동안 잠수부가 십수차례 선박 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가시거리가 짧고 조류가 워낙 강해 결국 진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밤 10시께 브리핑에서도 “잠수부들이 수심 25m까지 내려갔지만 유속이 빨라 선박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경과 해군은 밤에도 구조작업과 주변 해역 수색을 계속했다.
해경은 세월호가 더 이상 침몰하지 않도록 막고 인양을 하기 위해 민간 대형 크레인 3대를 동원하기로 했다. 최대 인양 톤수가 각각 3600t, 3600t, 2000t인 크레인들은 18일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실종자 가족 대표가 “전원 생사 확인이 될 때까지 배를 인양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하자 “알겠다”고 했다. 그는 “바닥이 자갈로 돼 있어 뻘보다는 인양을 위한 조건이 낫다”고 말했다.
목포/안관옥 박기용 기자, 송호균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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